2013년 5월 21일 화요일

미친X 머리카락같은 자바모스를 활착시켜봅시다.




수초어항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하지. 보통 다들 맨 처음 수초항을 시작하면서 광량이나 이탄에 덜 신경써도 되는 음성수초의 대표주자로서 가격도 싸고 잘 자라는 모스를 구입해서 활착시키지만, 맨 처음의 볼품없는 형태는 어디가고 얼마 가지 않아서 광년이 머리카락처럼 수북하게 자라나는 모스. 맨 처음에 구입했을 때 수초는 랜덤발송이라고 해서 뭐가 올까 궁금했는데 역시 흔하고 가격도 싼 자와모스가 오더라구. 맨처음 배송받고 난 이후에도 수조 독 빼고 물 돌리고 있느라 닷새 가량을 활착투입하지 못 한채 처음에는 살아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심정으로 그저 지퍼락에 부어놓고 햇빛 잘 드는 곳에 두었더니 그 속에서 또 스스로 광합성하고 바글바글해진 느낌이더라 =ㅂ=;; 

활착시킬 유목 크기에 비해 어째 모스가 더 많은 느낌이긴 한데, 정 남는 모스는 따로 물 부어서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해지면 잘라 쓰거나 하면 되니까. 남는 모스는 다시 물 부어서 부엌에 눠뒀어. 나중에 활착 재미들리면 또 잘라다 쓰든가 수초 필요하다는 사람에게 나눠줘야지. 


아프리카산 유목. 요만한게 5000원이나 한다 ㅠㅠㅠㅠ 비싸다... 별 후처리 없이 수조에 넣으면 수조물을 새빨갛게 만들어버린다는 악명을 익히 들은 적이 있어서 수조 독 빼는 요 나흘동안 이 녀석도 밤낮으로 뜨거운 물에 담궜다 헹구고 다시 담궜다 헹구고 삽질을 반복했다. 뜨거운 물에 넣어 푹 불리고 다음날 그 물 전부 버리고 다시 뜨거운 물 붓고... 계속 물이 검붉게 우려졌는데 한 3일 하고나니 물에서 붉은 기가 없어졌다. 그 시점을 기해서 모스 활착을 마음먹은것. 

꺼낸 유목은 다시 햇볕에 두어시간 놔둬서 건조시켰다. 혹시 모를 잡균 예방용. 일단 그렇게 잘 말린 녀석을 한번 물에 헹구거나 분무기로 물을 분사해서 살짝 적셔준다. 마른 유목보다는 이렇게 약간 젖은 유목에 모스가 잘 들러붙거든. 


적셨으면 뭐 별 거 없고 적당히 썰어둔 모스를 처덕처덕 붙이긔... 잘게 1cm 이하로 잘라 붙이면 더더욱 숱 많이 잘 자란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러면 나중에 실 감을 때 삐져나오기 쉽고, 그렇지 않아도 잘 자라는 모스가 진짜 손 쓰기도 어려울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냥 손가락 마디정도 크기로 잘라서 올렸어. 어차피 아무렇게나 활착시킨 뒤에 적당히 빛만 보여주면 마구마구 자라나는 수초니까. 사람에 따라서는 일부러 숱 없이 큼직하게 붙이는 모양이야.


그리고 실로 빙빙 감아서 묶어주면 끝.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안 그러면 활착은 커녕 물 속에서 풀풀 날아다닐테니까... 활착시킬때 사실 자르고 말고 이건 그냥 개인 취향인데 겹쳐쌓지 않는 것은 원칙. 아무리 음성수초라지만 빛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빛을 못 받은 부분부터 갈색으로 썩어버리니까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유목 뒤쪽 빛이 닿지 않는 곳에 감지 않는 이유이기도 해.

보통 실은 잘 눈에 띄지 않는 초록색이나 검은색 실로 묶어 마감하는 모양이지만 사실 무슨 색 실을 감아놓더라도 어차피 곧 자라서 실을 가리게 되니까 무슨 실로 감아도 상관 없음. 난 그거 못 기다려서 그냥 초록색이랑 검은색 실로;; 


그럼 이제 유목 놓을 어항을 준비... 왜 물이 다 빠졌냐 하면 소일 넣고 닷새 돌렸던 물인데 그렇지 않아도 전체환수하려고 했거든. 박테리아 넣고 돌리던 물의 90% 가량 빼내고 전날 받아둔 물을 다시 투입. 이 때 유목도 배치했어. 보통 소일을 깔았을 때는 분진을 막기 위해 비닐을 깔고 하는데 난 유목 올려뒀으니까 유목으로 물을 부으면 분진을 덜 날리게 해. 


하지만, 그렇더라도 강한 물살이 떨어지면 소일에서 분진이 날리게 되므로 주의. 전날 받아둔 물을 최대한 주의하며 조심스럽게 사이펀 펌프로 수조에 옮겨담았어. 한 자밖에 안 되는 수조인데도 물은 수십리터가 들어가니까 무겁거든. 그러니까 물을 넣을때도 이렇게 계속 물을 가져와서 옮겨넣어야 하는거야... 조심히 넣어야 되는것도 있고 흔들었다간 분진때문에 물 망하니까; 


조심스럽게 물을 부었어도 분진이 조금 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나... 일단 유목 넣었을 때 소일에서 분진 조금 날렸는데 한 두어시간쯤 여과기 계속 돌렸더니 멀쩡해졌어. 그 즈음 미로네크톤도 투입. 이거 해니원석이라고도 하는건데 바다속에서 규조류 쌓여서 된 암석인걸로 알고 있어. 경도나 pH를 안정시킨다고 해서 넣었는데 쉬이 부서지네... 이거 자체로도 꽤나 분진 많이 날리게 될 것 같은데 CRS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그냥 냅뒀어.

미로네크톤의 무언가가 수조속의 물이랑 반응하는지 계속 기포같은것들이 뽀글뽀글 올라왔는데 하룻밤정도 지나고 나면 더 부서지거나 공기방울이 올라오지는 않아. 하지만 조금씩 주변에 떨어진 부스러기같은것들이 소일 사이로 지저분하게 스며드는거 같아서 조금 언짢다 ;ㅅ; 나중에 사이펀으로 일부분만 좀 불어내든가 해야지. 가끔 CRS가 먹기도 한다는데 정말일까? 

pH가 요 며칠간 계속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 반쯤은 좀 낮춰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느낌으로 유목과 수초를 투입하고 해니스톤 투입했는데 아직은 8.0정도의 약염기야. 이거 왜 이러나... 그렇다고 여기다 식초를 부어버릴수도 없으니까 살짝 고민되네; pH 솔루션도 한숫갈 넣어봤는데 별 차이는 없는 것 같아. 7.0정도로만 내려가주면 좋겠는데. 


그렇게 유목 투입 후 해니스톤이나 소일 분진도 가라앉고, PSB 박테리아 넣어준 후 계속 여과기 돌리고 조명을 쬐어줬더니 보글보글 산소방울이 올라와. 광합성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겠지. 아직은 겨우 실로 유목에 붙어있어서 볼품없지만 조만간 무성하게 자라나 숲을 이룰거야, 한 달쯤 뒤에는 CRS들이 살기 충분할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겠지.


하루 지난 오늘 시점. 분진이 완전히 분해되고 흡착되었는지 수조속 물이 수정처럼 투명해졌어! 이제부터 기다리는 시간이야. 앞으로 사흘에서 일주일 정도는 이대로 돌리다가 그 뒤에 물잡이용 제브라피쉬나 구피 한두마리 투입하고. 그리고 또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지난 뒤에야 CRS를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물도 잡히고 수초도 많이 크겠지.

그럴 수 있기를 빌어 'ㅂ'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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