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무 하루 빠졌던 날 아가씨랑 수족관 갔다 밖에 나오니 하늘이 쓸데없이 맑았다. 졸려 죽겠고 피곤해 죽겠는데 8월 하늘의 작렬하는 태양빛을 그대로 받았더니 온 몸이 하얀 재로 화해서 산산이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반면 요새는 낮에 일하는데도 해를 전혀 보지 못하고 기숙사와 회사만 왔다갔다 하니 이율배반적인 느낌이 안 드는 것도 아니다.
하루 13시간의 노동, 주말도 없고 예외도 없다. 사실 지금은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괴로운 것이 더 피곤하다. 언제 무슨 설비에서 어떻게 사고가 터질지 모르고 그러면 또 그것을 수습하고 다른 설비들 보는 것까지 다 하고. 언제 어떤 상사나 선임에게 욕 먹을지 모르고 전전긍긍하다 패닉에 빠질지 모르고, 더 문제는 항상 그것들이 언제 발발할지 몰라 두려운 것.
이따위로 살다가 공황장애 걸려버릴 것 같아...
일요일 토요일도 없이 일, 그것도 기약없이 계속...
by. Sterlet.
짧은 인생에서 가장 괴로운 때 중 하나.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