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나 유명한 몬드리안의 '구성'...... 즐겨 피우지는 않았지만 한창 담배피울 때 좋아했던 시즌 담배갑의 디자인이기도 하고 강렬한 색채와 오로지 면과 선, 색채만으로 구성된 강렬한 느낌이 백 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도 사랑받고 있다. 나는 자주 내가 그린 그림이나 칠한 그림을 컴퓨터 월페이퍼로 써먹곤 했는데, 윗짤의 경우에는 단순한 Ctrl+V 한 모에짤에 그림판 선과 채우기 툴로만 그어서 만든 10분짜리 화면인데도 뭔가 그럴듯해보여서 자주 써먹곤 한다. 근무 시프트가 달라서 평소에 얼굴을 보기가 힘든 룸메이트들에게 남길 말이라던가 공지를 흰색 여백에 써놓고 배경화면으로 추가하는 식이다.
위의 월페이퍼는 한창 포도철이라 박스단위로 포도를 사 온 선임에게 몇 송이 얻었을 때 책상 위에 올려놓고 포도 먹으라는 메세지를 남겨놓을 때 썼던 짤. 아마 작년 이맘때쯔음인가 '모에짤과 함께하는 현대시' 포스팅에서 써먹었던 그 짤의 재탕인데 단순히 몬드리안을 흉내내 찌그린 데에다 붙인것만으로도 존나 쓸데없이 있어보여서 고맙다.
바이크 사 왔을때는 저 부분에 내가 찍은 마그마 사진이 들어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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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한달 중 두 번째로 잔업을 빠졌다. 오늘이 9월 17일인데, 지난 주 수요일 한번 잔업을 빠졌으니까 중순도 다 끝나가서야 잔업을 두 번 빠져본 셈. 특례병은 사람도 아니란건가, 진짜 무섭다. 야간근무에 무잔업도 거의 없이 보름동안 일해온거니까 아마 다음 달 월급은 추석 상여금을 빼도 200만원은 그냥 넘어간다. 이전회사에서 가장 월급 못 받았을 때의 네 배. 가장 잘 받았을 때의 두 배. 그럭저럭 받았을 때의 세 배는 받는 셈이니 받는 월급 액수도 무섭지만-
돈은 됐고 좀 쉬게해줘
일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숙달되었고 그나마 좀 프로다워졌다는 느낌이 들지만 일 자체가 싫어서 위가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난 몸이 힘든 건 버틸 수 있어도 정신적으로 힘든 건 못 버티니까. 반도체 일이라는게 고도의 집중력을 근무시간 내내 유지할 수 있어야 되고 그것을 한 두대도 아니고 내가 맡은 설비 여섯대 전부에 쏟을 수 있어야 해서 오늘도 내 위와 정신력은 시궁창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도 9월은 중순이다.
회사가 힘들면 사람들이 그나마 좋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회사를 옮겼을 때도 일기에 쓴 적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어딜 가나 좋은 사람도 있고 병신인 사람도 있다. 결국 내가 어딜 가서 뭘 하고 뭘 배우건 간에 싫은사람도 많이 만나게 될 거라는 사실만 상기하는 것 같아서, 앞으로 평생 그것의 반복이라고 생각하니 은근히 소심하기도 한 내 성격에 벌써부터 위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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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낮에 자는건 이제 적응되었지만 이젠 낮에 잠을 자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구나. 지금 자고 싶지만 그동안 사회에서 못 했던 일들을 해치우려니 지금 잘 수도 없다. 이따 책도 사러가고 추석때 타고 내려갈 바이크 메인터넌스도 맡겨놔야지. 아마 세차할시간은 없겠지만.
by. Sterlet.
아, 아가씨 보고싶다.
근데 근무 바뀌고 나서는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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