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10월 무휴 전일잔업 확정.




10월이 되면 물량을 줄어들고 추석때 쉴 수 있으니 조금만 더 참고 일하라고 했었는데 말야- 10월에도 물량은 그대로니 추석도 없고 휴무도 없다네? 그러고 보니 8월에 일할때도 9월이 되면 물량이 줄어드니 좀 더 참으라고 했지. 그렇게 맞이한 9월은 물량이 줄긴 커녕 10000K라는 무지막지한 양이 더 늘어나버렸고 10월도 거의 차이가 없는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발표되었다. 오늘 Inform 타임때 반발이 있었지만 그러면 너희들 휴무를 주기 위해 회사 영업이나 하청을 줄이라는거냐는 응답에는 할 말이 없다. 더구나 우린 일반사원도 아니고 특례병이니까.

사실 일반사원은 휴무가 아예 없는것도 아니다. 일반사원의 경우 추석 붙여서 하루정도, 그 외에도 하루이틀정도는 쉬게 해 주지만 여전히 특례병은 무휴로 일해야 된다. 기본적으로 군바리는 사람이 아니고, 특례병은 이 짓을 해서라도 군대를 못 가겠다는 놈들만 모였으니 써먹지 않을수록 아까운 짓이다. 회사로서는 가격도 싸고 도망도 못 가는 특례역을 조금이라도 더 쓰는게 이익이니까 이해는 하게 된다. 나라도 이런 경우 특례병들에게는 휴가를 안 주겠지.

하지만 막상 그걸 당하는 입장으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머리로는 받아도 몸은 매일 이어지는 무주말 전일잔업 강행군에 슬슬 비명을 질러대고 있는데 가끔 잔업을 빼주는 날짜는 내겐 너무 야속하기만 하다. 1주일에 고작 하루가 빠질까 말까. 음악이나 좀 듣고 일기나 긁다보면 쉬는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다.

이렇게 302일을 더 버텨야 한다.

...

추석 무휴가 확정됨에 따라 엊그제 메인터넌스가 끝난 바이크를 오늘 바로 화물편으로 실어서 익산으로 내려보냈다. 원래는 추석때 조금 쉰다면 익산까지 타고 내려가려고 했었는데 3일 시프트교대때의 24시간 휴무만으로 익산에 내려가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고속도로로는 3시간 안쪽으로 충분히 찍을 수 있지만 국도라면 4시간으로도 닿을까 말까 한 거리.

아버지께 잘 타시라고 전화하고 헬멧과 서류, 방수포와 장갑등을 꽁꽁 바이크에 붙여서 화물로 실어 보냈는데 화물비만 해도 또 내 하루 일당이라 속이 쓰리다. 내가 일반 사원이라면 회사따위 씹어버리고 타고 내려갔지만 오로지 특례병이라는 이유로 여러가지 많고 많은 것들을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느낀다. 시간이 없으면 돈으로 때워야 된다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나는 돈도 그리 많지 않잖아. 차라리 예전에 돈이 없어서 시간으로 때울때가 더 나았다는 생각을 요즘들어 그렇게 자주 하고 있다. 기계일 할 때가 좋았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혹사하면서까지 돈을 많이 벌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

사흘 뒤 추석 상여금 지급, 그리고 또 보름 뒤 월급이라.
200 중반은 가뿐히 넘어가겠지만 그러면 뭐해.
반은 적금넣고 반은 어머니 드리고, 용돈 남아봤자 쓸 시간도 없구만.

by. Sterlet.

아가씨 보고싶어요.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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