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물량은 늘어나버린 채 확정되어버렸고, 몇 가지 내 자잘한 실수 때문에 다시 원래 포지션으로 복귀하게 된 것은 좋았지만 그 때문에 상사들한테는 제대로 찍혔는지 뭔가 말 걸거나 무슨 행동을 할때마다 뒈지게 욕만 쳐먹고 있다. 12월로 들어서면서 사원들 근태가 안 좋아지고 있고 그 때문에 상사들 심기는 항상 불편한 상태. 다치는 사람도 있고 불량도 대량으로 나오고 있고 심지어는 퇴사해버리는 인력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상황은 점차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더 무서운건.
이번 달 무휴
내가 일을 잘 하는 편은 못 되어서 상사들은 근무 배치 때 웬만하면 수율이 적은 나를 빼려고 하지만 지금은 한 사람이 아쉬운 판국이라나 역시 주중 잔업을 들어가기는 한다. 다만 어떻게든 물량은 맞춰야 하기에 주말이 없어지게 된 건 어쩔 수 없는데, 설마 휴무를 단 하루도 주지 않는 달이 오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시프트 교대용 전체 shut down이 없었던 만큼 하루 정도는 휴무가 나오겠거니 생각했는데 설마 병역특례병은 단 하루도 휴무를 주지 않을 줄이야.
3월까지는 물량이 줄지 않을거라고 한다. 그런데 이 회사 역사상 물량이 줄었던 것은 오직 겨울뿐이다. 그 겨울도 물량에 깔려 허우적거려야 되는 판국에 여름에는 늘지 않을거라 누가 장담할까.
...
아무리 시궁창 같은 내일이라도 오늘보다는 조금씩 나아진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지 몇 달. 점점 나는 답 없이 지속될 요 몇 달 간에 대해 자신을 잃고 있다. 오죽하면 당장에라도 때려치고 그냥 공익 가고싶다고 생각할까. 힘들어도 단 내일까지만이라도 버티려는 나지만 점점 자신을 잃고 있다. 앞으로에 대해 난 어떻게 자신을 가지고 대비해야 하는걸까.
항상 내가 믿는 신께서는 내가 버틸 수 있을때까지는 나를 혹사시키다 도저히 못 버티게 되었을 때쯤 내게 기회를 준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게 신이 내게 생각하는 최저한의 내 십자가까지 버틸 수 있는 용기와 체력이 도저히 남아있지 않다. 대체 나는 왜 병역특례를 하자고 생각한걸까.
That's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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