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견뎌보려무나.




나갈 날 세고 있는 것이 더 지겹다는 옛 전역자들의 말씀은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오늘이랑 어제는 나름대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던 근래 들어 정말 최악의 상황에서 근무를 해야 했다. D/A공정 설비의 컨디션에 따라 W/B공정에서 본드 헤드가 가끔 칩을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일일이 손으로 좌표 어시스트를 찍어서 인식을 시켜야 한다. 헌데 오늘은 선공정의 설비가 미쳤는지 혹은 작업자가 정신줄을 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독 한 패키지 디바이스의 칩이 도저히 인식이 되지를 않아서 내내 설비 에러만 잡느라 날이 지고 해가 떴다. 더구나 설비별 디바이스 교체도 세 건이나 걸렸다. 그것도 원부자재를 전부 교체해야 되는 디바이스 체인지!;;;

주야장천 일만 하다 해가 지고 그 다음날의 해가 뜬다. 사실 혹독하게 근무를 소화하기로는 지난 여름보다 더 무식하게 소화하고 있다. 다음 달 월급은 지금까지 내가 받아 본 월급들 중에 역대 최고의 액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몇 번이나 하는 생각이고 몇 번이고 쓰는 글이지만 돈 안 벌어도 좋으니 제발 휴무좀 가지고 잔업 좀 빠져봤으면 좋겠다. 하지만 인력충원도 안 될 뿐더러 충원되어봤댔자 제대로 설비를 가동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되려면 몇 달은 걸릴테고. 그러다 다들 못 버티고 나가버리지. 우린 안 될거야 아마.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모르니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늘 밤을 견디면 또 내일은 잔업이 없다는 것이다.
부천역 가서 뭐 맛있는거라도 먹어야지 아오 죽겠다. 

...

그래도 월급은 기대가 될 만한 액수라 평소 필요하거나 갖고 싶었는데 액수가 부담스러워서 사지 못했던 것들을 여러가지 생각해보고 있다. 쓰던 R40이 쓸만한 기종이기는 하되 웬만치 오래 된 기종이라 조금씩 노화가 느껴져서 랩탑의 교체도 필요하고 국내에도 출시 된 지 한참 지난 EWI USB도 갖고 싶다. 문제는 그걸 산댔자 지금 내 R40으로는 돌리기 빠듯한 성능이라는 것도 조금... 결국 랩탑 교체가 더 시급한 문제가 되었지 싶다. 할 수 있다면 걍 랩탑도 교체하고 EWI도 사고 싶지만 그것까지는 조금 부담되려나. 

자양강장제가 모자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