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식객 2 : 김치전쟁.




2월은 니콜라 이후로 영화 볼 일 없을거라고 했는데, 어떻게 잔업을 빠졌던 오늘 자꾸 동석형님이 이걸 보러가야된다고 우겨서 결국 같이 보러 가게 되었다[...] 솔직히 난 그냥 잔업을 빠지면 기숙사에 틀어박혀서 니코동이나 보고 그러면서 쉬려고 했는데 반드시 봐야 된다고... 10시까지 출근이니 오늘은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서 푹 자려고 했는데 지금 일기 남긴 시간 봐라... 오늘도 딱 5시간 자고 일어나게 생겼다; 이 일기는 많이 자지는 않아도 늘 하루 6시간 이상 자지 않으면 위장부터 이상해지는 내가 위장테러를 당해가며 본 영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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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식객의 전편을 본 적이 없지만 이전 스토리를 모르더라도 화면 가득히 펼쳐지는 아삭한 식감과 빠른 연출의 메인 테마가 기억에 강렬하다. 스토리는 성찬과 그 외 인물들이 돌아갈 자리인 춘양각을 유지하기 위한 요리대결이 주요 내용이라 그렇게 복잡한 구조가 아니지만 김치를 이용한 맛과 통함, 어머님의 맛에 관해 화면으로는 전해지지 않는 맛을 전달하기 위한 카메라 워크가 인상깊다는 느낌이다.

초반 장면의 일본 김치 원조주장이라던가 이걸 보면서 식객 2는 일본수출을 아예 포기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장면이 스토리에서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던걸 보면 대체 왜 넣었나 싶기도 하다 -ㅅ- ... 일본으로 수출하면 참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초반부 장면때문에 어렵게 된다면 그거 참 아까울 것 같다.

보기 전에 밥을 잔뜩 먹고 간 것은 다행이었다. 김치를 좋아하지는 않아도 늘 조금씩은 먹는 내게 아삭한 느낌을 최대한 살려 표현한 각 음식 장면이 내가 배고픈 상태였다면 테러당해 죽었을지도 모를 강렬함을 자랑한다. 마치 전쟁영화 테마와 같은 메인 OST와 요리사들의 손놀림을 박자처럼 표현한 카메라 워크가 스토리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인 취향으로서는 좀 더 빠른 카메라 워크와 장면 전환이 이루어졌다면 좋았겠지만 동석 형 으견으로서는, 그러면 또 카메라 워크 정신없다며 넷에서 까인다고 그러시더라. 하긴 이건 내가 헐리우드 액션영화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러지만 액션이 아닌 영화에서 그런 활동적인 연출을 본다는 것도 충분히 즐겁다.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는 몇 번인가 본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 본 음식 영화중에서 박력과 박진감만은 확실히 갖춘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들도 많은 것 같지만 음식대결이라는 영화상 표현이 어려운 주제로 이 정도 연출을 갖췄다면 그 나름대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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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이따 출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상하게 잔업 빠진 날의 출근이 더 괴롭다;;

by. Ster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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