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ull Pakage 트랜지스터 리드프레임 라인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날 공지를 들었던 터라 잔뜩 각오를 하고 라인에 임했다. 밥도 꼭꼭 우겨넣은 상태. 시발 시프트 바뀌는 다음달까지만 참자고, 어차피 이 달도 엿새밖에 안 남았다고 각오한 상태였다. 그런데 막상 작업라인 어레인지먼트를 확인하니 난 설비 어레인지가 안 되어있고 뜬금없이 칩 코팅 오퍼레이션으로 라인이 나와있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더구나 코팅 자재는 지금까지 늘상 해오던 디바이스가 아닌, 이제 간신히 스펙이 확정된 전혀 새로운 디바이스. 기존의 1차-4도트/2차-5도트 포인팅에서 줄어 3도트/3도트 작업이라 속도가 조금 더 빠르긴 하겠지만 어쨌거나 코팅 오퍼레이션이확정된 이상 내일부터 잔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 더구나 난 S/W 포지션이라 잔업이 없어야 하는데도 하라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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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내일 잔업만은 빠지고 싶어서 출근하기가 무섭게 디바이스 가동조건 스펙을 맞추고 각 원부자재 클리닝 / 코팅제 교반 개시. 오로지 내일 잔업만은 없어야 된다는 일념으로 평소 두 시간 가까이 걸리던 도트 포지션 세팅을 한 시간 만에 끝내고 테스트용 리드프레임 코팅을 시작했...지만 일부 도트에서 오버플로우가 발견되어 다시 리세팅. 하지만 도트포인트 한 개만 좁히면 되는거라 금세 1차 가동조건을 완성하고 1차 코팅을 시작했다.
3도트 코팅에 물량은 단 2000개뿐이라 금새 끝나긴 했는데... 뭔가 잘만 하면 오늘 안에 코팅물량 전부 끝낼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어 최대한 빨리 오븐을 예열해놓고 1차 Oven Curing. 80도에서 30분만 구우면 되는거라 금새 끝냈지만 문제는 2차코팅. 코팅용 Needle의내경이 더 가늘어서 세팅하는데 애로사항이 꽃피는 오퍼레이션이다.
때마침 조장님이 지나가며 [오늘 안에 2차 Oven 투입까지 끝내면 내일 잔업 빼주지] 라고 한 말에 불이 붙어 애로사항이고 나발이고 전부 씹어 무시하고 광속으로 세팅한 뒤 이제 막 오븐에서 나와 뜨겁기 짝이 없는 제품을 오로지 잔업을 빠지겠다는 일념하에 바로 설비에 집어넣고 도트 포지션을 세팅했다.
이번에도 40분만에 코팅 포지션을 잡는 기염을 토하고 바로 2차 코팅 시작. 동시에 코팅이 끝나는 시점을 계산해서 오븐을 175도까지 예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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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작업개시 7시간만에 2000개의 물량을 코팅 완료하고 작업종료 30분전 오븐 투입... 사람이 잔업이 하기 싫어지면 얼마나 광속이 되는가를 느낀 하루였다. 오늘 내가 광속으로 코팅질하는 것을 본 조장님은 [평소에도 일을 그렇게 해라] 라고 하셨지만 그렇다고 잔업이 주는건 아니잖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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