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자정부터 있던 약간의 몸살기운이 익일 새벽부터는 급기야 40도에 이르는 고열의 감기기운으로 변질. 인후부가 완전히 막히고 심한 설사와 근육통을 동반하는 등 초죽음이 되어 병원으로 가서 신종플루 검진을 받았다. 확진은 받지 못했으되 너무 열이 높아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지만...
그 다다음날 계속된 설사로 인한 탈수증세로 119 구급차에 실려가 부천 성모병원에서 수액 보충과 함께 미쳐 날뛰는 대장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이 때 맞은 진통제 중 아주 지독하고 메스꺼운 놈이 있었는데 그렇게 독한 물건인 줄 알았으면 차라리 아프고 말 것을. 덕분에 위까지 메스꺼워져서 하루종일 물 짜낸 생선같은 기분에 고생해야 했다. 열은 내렸으나 설사는 계속되었다.
지금은 신종플루는 음성이었고 결국 모든 열과 근육통 등의 원인은 급성 세균성 장염이었던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이토록 긴 시간동안을 입원할 정도로 혼수상태에 빠져 아픈 것은 고교 이래 처음이었기에 정말 놀랐다. 특례가 개시되고 아파서 회사에 못 나가본 것도 처음이다.
앰뷸런스를 타 본 것은 고교 2학년때 교통사고가 나서 타 본 이래 두 번째. 그것도 119 구조대의 것으로... 사실 다른 병원으로 이송 될 때 한 번 더 타봤다. 그러나 이송된 병원에서도 신종플루를 자꾸 의심하여 일반실로 안 옮겨주고 응급실에서만 내리 이틀을 굴리기에 좆같아서 이틀만에 다 때려치고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ㄱ- 집으로 돌아와 죽 같은것만 먹고 그러고 지내고 있다.
...
어쩌든지 열도 내리고 회복해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다. 여전히 뱃속에서는 위화감이 가득하고 설사가 멈춘 것은 아니니까. 설상가상으로 여름철에만 생기던 백선이 내내 땀흘리며 누워있느라 또 생겼다. 아프지 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회사 다닐때는 아파서라도 회사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지옥 문턱을 오락가락하다 오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더 괴로운 점은 이렇게 아프다가 간신히 회복해서 회사에 돌아가려니 더 괴롭고 힘들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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