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느라 햇빛 한 줄 못 보는 생활이 이어지다보니 피부가 허여멀건하다. 최근 들어 타투가 미친듯이 땡겼는데 이거 한 번 하면 지울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고 모양을 바꾼다거나 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고심해야 했다. 총알도 이 정도면 이 크기의 트라이벌을 새기기에 충분하겠지 싶을 정도로 장전되었고, 시기도 휴가철이었다.
일단 어떤 느낌일지, 그리고 주변 반응은 어떨지 임시로 비슷한 느낌의 트라이벌 헤나를 평소 새기고 싶었던 목에 넣어봤는데... 역시 새겨야 되나 말아야 되나 더 회의하게 되었다. 아니 모양이 이상하거나 맘에 안 드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의외로 일반적인 한국인 인식의 편견이란게 대단하다는 사실을 실감했기 때문에 회의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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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그늘에 가려 그렇게 잘 보이지는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단 밖에 나가면 은근히 시선이라는 것이 따라온다. 어떻게 서로들 해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지나가다보면 가끔식 고정되는 시선. 의도에 관계없이 따갑게 느껴진다. 편의점을 가든 음식점을 가든 좀 부자연스러운 느낌의 시선이 콕콕 박히고 가까운 이들이면 헤나를 보자마자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이게 뭐냐는 말부터 꺼낸다.
타투가 나쁜 것도 아니고 타투를 하는 사람 역시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기호의 차이일 따름인데 아직 그런 기호의 차이를 수용하기에는 한국 사회가 편견이 있는건지 아니면 그런 편견이 생기게 할 만한 경험들이 너무 많았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뭔가 사회가 틀어지는 변화는 급격히 일어나도 좀 더 합리적이고 보편타당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는 가랑비에 옷 젖든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게 언제인지 아쉬운 거다.
언젠가 새기고는 싶은데, 계속 의식하다 영영 못 새길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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