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쳐 돌아가는 설비들을 억누르다 지쳐 돌아와서는 계속 비어 오지 않을 메일함을 새로고침하고 있다. 이전에 변군이 했던 인상깊었던 말이, 악몽을 자양분으로 시는 자란다더라. 쓸데없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나에게는 많은걸까. 이렇게 지치는데 러너스 하이가 도저히 터지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예전에는 좀 더 단순한 동기로도 쓸데없이 불타올랐는데.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오랜만에 위를 잡아 뜯어내어 칼로 베는 고통이 뒤따른다. 목구멍 뒤에는 피로 된 운해가 넘실거리고 때때로 목 밖으로 넘어오려 치닫는다. 일로 고통스러웠던 며칠과 생각하지 못하고 한 말의 대가로는 괴롭기에 충분한 조건이 되지 않는걸까. 아직도 세월은 이제 8월 하순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가을 냄새는 도저히 맡을 수 없다.
...
이번에도 또 큰 나랏님이 가셨다. 몇 달 전 나랏님 가실 때에는 바로 포스팅하고 울분을 바로 쓸 줄 알았지만 이젠 피폐해져서 그것도 제대로 안 되나 보다. 나랏님 돌아가신 것보다 그런 사실에 점점 무뎌져가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 콧날이 괜히 시큰거렸다. 어느 새 나는 내가 그렇게 경멸해 마지않았던 무관심 20대가 되어가고 있다.
아무쪼록 편히 쉬시기를, 내 어린 시절의 환경이기에 충분했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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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 뒤에 지옥불의 고통을 감내하고라도 저는 버팁니다.
저는 지식과 믿음이 없어도 참으로 견딜 수 있습니다.
믿음만으로도 산을 옮기기에 충분하고 싶습니다.
다 줄 수 있습니다. 영원히.
저는 온유하며 자랑하지 않습니다.
교만하지 않고 불의에 기뻐하지도 않습니다.
소용 있는 믿음을 실천하고 모든 것을 마칩니다.
저는 다시 이 자리에 몸을 누이고 잠이 듭니다.
저의 신앙이자 믿음이신 분, 부디 제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언제까지고 고이 들어주세요. 절 외면치 마시고 구해주세요.
제발 닿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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