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살아는 있다. 양치질은 열심히.




새 회사로 전직하고 나서 이것 하나는 확실하게 하게 된 것이 있다면 다름아닌 양치질... 전직할 즈음 사랑니를 뽑아서 늘 피가 나고 아팠기에 양치질이 참 두려웠지만 절대 빼먹고 안 한 적이 없다. 그도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반도체 일이라는 것이 항상 방진복과 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하는 일이다 보니 입에서 냄새가 나면 그 냄새를 내가 다 뒤집어 쓰게 되니까 안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양치질은 자주, 치약은 많이 짜지 않되 혓바닥을 박박 문질러서 한다. 가끔 그걸로도 부족하거나 찝찝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 말고 주변 특례병이나 동료들도 이거 하나는 확실히 잘 하게 되더라. 이전 회사에서는 하루에 한 두번밖에 안 하던 양치질을 여기서는 삼시 세끼, 때론 간식을 먹게 되더라도 반드시 하게 되니까 이 건강에는 좋은 듯. 

[그러고보니 짤은 카렌의 양치질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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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8월부터는 포스팅이 특히 뜸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 두번씩은 포스팅을 해왔건만 요새는 잔업과 특근이 너무 과중해져서 그나마도 하기 힘들어졌다. 지난 여름에도 비슷한 정도의 물량을 소화했지만 지난 여름과는 달리 작업자들이 대폭 줄어버린 탓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피를 토하는 근무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6개월 미만의 비숙련공들은 그나마 아직 주말에도 쉬고 잔업도 없고 그렇지만 그 이상의 준 숙련공이나 숙련공들은 전부 다 주말이고 나발이고 없이 하루 12시간의 중노동을 소화하고 있다.

이제 막 전직해온 특례병들 역시 주말에 실컷 놀고 잔업도 없이 교육받고 있다... 엄청 부럽기 짝이 없다. 난 유독 교육기간이 긴 편이라 길게도 잔업 빠지고 특근 빠졌지만 그래도 쉴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럽기는 하다. 이전처럼 일도 익숙하지 못해서 버틸만은 해졌지만 그래도 일하기 귀찮은 것은 어쩔 수 없는거다. 다만 그들의 상황이 부러울망정 처지가 부럽지는 않다. 대부분이 신규나 전직특례병인 이상 그들이 여기에서 일할 날보다 내가 일할 날이 더 적다. 물론 나는 그것을 버티고 있다.

전에 올린 공지의 여파로 내게 이 일이 할만 하느냐 어떠냐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 가지만 말하자. 이 짓 할 수 없다면 공익도 못 한다. 사실 사회에서 가장 밑바닥 이런 생산직 일마저 못한다면 후에 사회 나갔을 때 할만한 일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이실직고 하자면 힘들지는 않지만 죽어라 짜증나는 것도 사실이고 그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느낌일까.

...

이전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선배가 내일부터 우리 회사로 전직편입해온다. 과연 형이 느끼기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전공과와 밀접하게 관련된 곳인 이상 아무래도 나보다는 적응이 더 빠르시지 않을까 싶다. 저녁쯤에 온다고는 하시는데 근데 난 저녁근무라서 얼굴도 못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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