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밤에도 봄이 오네요




내일이 경칩이다. 비가 오며 추워졌다 다시 풀렸다를 반복하고 있지만 그래도 분명 아주 조금씩은 따뜻해지고 있다. 세월은 어느새 도저히 올 것 같지 않았던 2010년의 3월로 접어들었고 나는 아직도 교대된 시프트의 생활리듬에 익숙해지지 못해서 고생하고 있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잔업에서 제외되는 날이 일 주에 두 번은 되는 것 같다. 다만 부족한 사색을 채우기에 그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다음주부터 내가 보는 OE M7200 설비가 몇 대인가 더 들어와서 한 Area를 늘리게 된다. 작업자의 모자람이 예전과 다르지 않을진대 무리하게 영업을 받고 물량을 쥐어짜는 위에 대해서는 애초에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예전부터 주변 상황이 바뀐다고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버티는 것 말고는 없었잖아. 앞으로도 그러겠지. 앞으로 남은 백수십일도 나는 이렇게 -

어느 꿈이었을까 지금 내가 나한테 하는 질문이랄까 모두가 날 완전히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하고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문제는 가끔 나 마저도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곤 하다는거야. 나는 남들에 비해 비교적 부침이 격렬한 편이라 가끔 빠지는 사색이 진지하게 내가 내 기분에 빠진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자주 갖곤 해. 하지만 이렇게 장기적으로 내가 스스로를 완전히 병신같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을거야. 기분만으로는 하루에도 수만번 손모가지를 따고 유리가루를 마셨을테지. 정말이지 난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갈 자신이 없으니까.

- 생각하며 보내야 할까. 내가 내 스스로에 자신이 없어진다는것만큼 비참한 일도 흔치 않다. 다른 사람들은 왜 그렇게 내가 쓸데없이 예민하느냐, 소심하느냐 이야기하지만 속으로 상처받는 성격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이 시작된거잖아. 사실 현상이나 결과는 아무것도 아니야. 과정을 고칠 수 있다면 애초에 이야기가 달라졌다는거니까.

두고봐라. 와룡은 승천하는 그 날 박차는 순간을 위해 더욱 또아리를 틀고 봉황은 비상하는 먼 나날을 위해 날개를 움틔운다. 지금 내가 아무리 쓸모없고 존재가치가 없는 인간이라도 언젠가 날개를 활짝 펴고 저 하늘로 날아갈 날은 온다. 누차 말하지만 역시 이렇게 억지로라도 내 자신에게 다짐하지 않으면 진짜로 돌아버릴 것 같기 때문에 쓰는 말이다.

...

시프트 교대는 1일에 이루어졌는데 사해문서공 휴가와 겹쳐서 하루 종일 잘 얻어먹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모처에서 다시 쓰기 시작한 모종의 음모[...] 에 관해 이야기를 했는데 예전부터 꺼림직하던 사실들을 완전히 통합하고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다만 그 날은 거의 36시간 잠을 전혀 자질 않았더니 피곤해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예전에 쓰다 판 EWI를 다시 샀다. 하지만 이번에 산 것은 음원내장형인 EWI4000S가 아니라 음원모듈 없이 컴퓨터를 모듈로 대체해서 불 수 있는 EWI USB. 컨트롤러의 감도라던가는 에전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고 편하다. 일단 더 가벼워서 좋은 것 같다....마는 근 2년만에 다시 잡아보는 윈드 컨트롤러라 운지를 거진 잊었다. 그래도 처음 배웠을때보다는 적응이 빠르다는데서 위안을 얻는다.,,,,,,그래봤자 회사 잔업시간에 깔리고 있잖아. 난 안될거야.

시간이 정말 가지 않는다. 하루 종일 마음만 졸이는 나날이 계속된다.
여전히 개나 소나 남녀노소 날 완전히 병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문제는 그게 별로 틀리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이다...

by. Sterlet.

잊지 말자. 은혜도 원수도 딱 두 배로만 갚아주자.
적어도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는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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