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여름날 작열하는 더위와 이 나를 불태우는 죽음같은 열기는 물러가고 다시 나의 따뜻한 봄날이여 오라... 하고 랩을 끄적였던 적이 있는데 그것도 1년도 더 전의 훨씬 전 이야기. 여름이 또 한번 더 지나갔고 명절과 함께 새로운 계절의 기색은 완연한데 내 인생의 봄날은 아직도 너무 멀어 오지 않을 것 같다. 코스모스는 없이 개망초만 무성한 이 나의 여전히 뜨거운 가을에.
계절감과 앞으로 버티지 않으면 안 될 시간을 대충 이렇게 생각하곤 한다.
1. 작년에 내가 람슈타인을 듣게 된 때부터 지지난달까지.
2. 훈련소 갔던 때부터 지금까지.
3. 동프질 시작한 때부터 새 회사 입사할 때까지 걸린 시간.
4. 작년 잼 프로젝트 공연 봤을 때부터 올해 여름휴가까지
5. 내가 던킨도너츠에서 시간을 죽이게 되었을 때부터 지난달까지.
6. 세계 각국의 해괴한 라면 먹기를 시작할 때부터 그만둘 때까지.
7. 대학교 입학 후 첫 학기 시작한 달부터 유물파러 갔을 때까지.
전부 다 짧아보이면서 견디려면 아득한 정도의 시간이다. 미치겠군 그래.
어제는 꽤 길게 일한 사원 한 명이 나가서 송별회를 했는데 언젠가 조장님께 [이제 저 나가려면 290일여가 남았습니다. 9개월 하고도 보름 남았네요] 뭐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그런거나 세고 있냐고 핀잔을 들었다. 제일 빨리 나가는 주제에 세고 있는 나도 한심하지만 그만큼 이 일은 내게 정말 맞지 않는다. 프레스질 위험하기는 했어도 적어도 일 할때 심적으로 괴롭지는 않았는데.
뭐 그래도 일 하는 시간만큼은 프레스질 할 때보다 잘 간다.
시계 볼 시간도 없을 정도로 정신이 없거든. 스트레스도 두 배지만.
...
요즘들어 더더욱 연락을 하기가 힘들지만 계속 아가씨라던가 -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일하는 내내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비는 데에는 소홀함이 없다. 언젠가 단순히 사랑한다는 말을 문자에 실어 아가씨에게 보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당신을 너무 심하게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만 사랑해요] 뭐 이런 내용이었다. 오히려 그런 대답이 올 수 있는 점이 더 고맙다.
내가 나의 모국어로 꿈을 꿀 때에는 언젠가 느꼈던 사랑하는 사람의 체온같은 향기가 내 뇌로 하여금 환향幻香을 느끼게 한다. 아직은 내 마음이 그녀를 그렇게 바랄 수 있어서 나는 늘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향을 후회하지 않는다. 비록 이번달 내내 만나지 못했을지라도, 사실 내가 그녀에게 채웠던 실버체인은 개목걸이라기보다는 내 마음이 계속 그녀의 곁에 연결되어있음을 느끼게 할 의지의 표상임을 아가씨는 이해할까.
by. Sterlet .
근데 이런 식으로 일기를 쓰면
후에 읽었을 때 [그래도 이 때는] 하는 소리가 나오더라.
난 앞으로 내가 인생을 살면서 지금보다 더 괴로울때가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엄두도 못 내고 있는데...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