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동산모형의 M1873 Winchester.




꽤나 옛날에 출시했고 옛날에 샀던건데 지금껏 내내 포스팅 못 하다가 이제서 포스팅했다. 사실 이거 갖다놓긴 했어도 나보다 우리 아버지가 더 좋아하고 더 많이 가지고 노시는 건데 이걸 내가 포스팅하는게 참 웃기는 상황이다. 예전에 놈놈놈의 정우성이 이 놈으로 스핀액션을 하는 것이 너무 멋져보여서 하나 사긴 했는데...

...실상은 정우성의 우월한 기럭지로 가능한 액션. 레버에 손을 끼고 라이플을 스핀시킬 때 총을 앞으로 쭉 뻗지 않으면 총이 돌아가다 몸에 걸려 부딪치게 되는데 팔길이는 체장에 비례하니까 결국은 무리. 스핀액션 비슷한 모양을 만들 수는 있어도 정우성처럼 힘으로 우겨서 회전시키는 것은 조금 무리더라. 


동산모형의 특징적인 두겹골판지 케이스. 나름 실총같은 멋이 있다고 해서 이런 케이스를 계속 보관하며 사랑하는 매니아 그룹도 있을 정도다. 이전에 게임용으로 쓰던 M37 ITHACA Featheright도 상당히 길고 얇싹한 골판지 케이스에 담겨져 있었는데 케이스만 보아서는 꼭 실총처럼 보이기 때문에 상자만 밖에서 들고 다녀도 조금 위화감이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 고교 동창이었던 MHK군도 토이스타제의 M4A1 라이플을 골판지 케이스 버전으로 들고 가다가 지나가던 미군 헌병이 이게 뭐냐며 한번 까보라고 했던 적이 있었댄다. 당연히 모형이니 뭐 꿀릴게 없다고 생각하고 보여줬는데 오히려 미군이 너무 실총같아서 당혹스러워하더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더라. 

하여간 저 케이스는 노린건지 아니면 귀찮아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수출용의 케이스에 레이블과 안전인증표만 새로 발라서 팔고 있다. 사람 취향은 잘 모르겠지만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다.


총 자체의 외형도 상당히 실총을 닮아 있다고 한다. 풀메탈에 나무질감의 스톡. 원래는 총열 하부덮개와 스톡이 흰색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 자체로도 칼라파트의 역할을 했는데 역시 수출을 위해서인지 나무질감의 플라스틱 스톡이 되었다. 하지만 보다시피 얼핏 봐서는 잘 모르게 되어있다. 기준이 약해진걸까. 

직접 만져보기 전까지는 나무인지 플라스틱인지도 구분이 안 가고. 포금색이 살짝 도는 다이캐스트 메탈로 총신과 몸통이 만들어져 있어 칼라파트를 제외하면 정말이지 실총과의 구분이 어렵다. 혹시 은행강도에 쓰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정도.


하지만 내가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이 탄젠트식 가늠자. 기계식 조준장치 중에서도 탄젠트 가늠자는 상당히 숙달되기 어렵고 사실 BB탄을 사용하는 모델건에서 탄젠트 가늠자를 사용할 정도로 멀리 조준할 일이 있나 궁금하기는 한데 그 총의 시대와 상황의 정서를 전달하는 모델건인 이상 상당히 그것을 잘 느낄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사실 눕힌 상태의 탄젠트라면 모를까 가늠자를 저렇게 세워서 정밀조준 할 일은 서바이벌 게임에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 생각에는 게임용보다 그냥 걸어두고 그 비주얼을 즐기는 데 더 적합하다는 느낌이다. 집에서 단순히 깡통맞추기나 하기에는 무개조 상태로도 잘 맞고. 듣기에는 이사커나 VSR에 비교하자면 너무 실린더가 약해서 조금만 강하게 개조해도 실린더가 완전히 부서져버린다고 한다. 

...

사실 이거 그냥 전시용으로 익산 방에 시건해뒀는데 항상 집에 가 보면 총알이 들어가 있거나 위치나 걸어둔 방향이 바뀌곤 한다. 아버지께 여쭤보면 역시 아버지가 가지고 노셨더라. 어머니 말씀이 진짜 맞는게 소년과 사나이의 차이는 장난감 액수 차이인가보다. 내 또래 애들마냥 웃으면서 신나게 윈체스터의 레버를 당기는 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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