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D-90, 패스포트 위스키. 익산에 다녀왔다.




시바스 브라더스의 스탠더드급 위스키인 패스포트. 무려 여권위스키... 인데 스탠더드 급에서는 그럭저럭 잘 나가다가 양주 고급화 붐에 휩쓸려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졌었다. 어느 순간 살아나서 다시 팔긴 하던데 이전처럼 국내 블렌드가 아니라 전체 원액 수입으로 바뀐듯. 84년도에 오비씨그램에서 런칭했다고 아는데 뒷면 레이블을 보니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되었더라.

스탠더드 급이 뭐 그렇다고 할지는 모르겠는데 난 진짜로 시바스 리갈 12년산보다는 패스포트가 더 맛있었다. 같은 스탠더드급인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랑 비교하면 어느쪽이냐면 발렌타인이 더 좋지만 패스포트가 아무래도 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360ml 한 병이면 딱 둘이 마시고 취하기에 맞다. 그러니까 숙취가 없을 정도로만 마시기에는. 

...

병역특례 종료 100일 이하가 되면 슬슬 나가서 무엇을 할 지에 관해서 생각해서 명단을 구체적으로 쓰기 시작하자고 마음먹었는데 회사에서 돌아오면 그냥 배고프고 졸리고 의욕도 없어서 다 포기하고 그냥 앉아있을 따름이니 아쉽다. 그렇게 100일이 남았었는데 어느 새 또 이젠 90일여가 남았다. 처음 100일 포스팅을 쓴 이후로 바로 열흘이 지나간 것이다. 

아직 갈 길은 혹독하되 간신히 하루 생긴 휴무를 틈타 익산에 갔다왔다. 가 봤자 사실 할 것은 없고 그저 그간 많이 쌓인 책을 또 익산으로 옮겨 쌓아놨을 뿐, 제대로 한 일도 없이 그냥 잠도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어른들 보자는데 끌려나갔는데 [덕분에 미친듯이 피곤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온 뒤로는 그저 밤을 지새우며 얼음 채운 잔을 싼 위스키로 적시면서 휴무 하루를 죽였다.

4월에 있는 휴무 단 하루는 이렇게 흘러갔다. 내일부터 시프트 교대용 다운까지 다시 2교대의 혹독한 나날은 계속된다. 돈도 없고 여유도 없는 주제에 개념과 싸가지까지 상실해가는 나는 여전히 참고 견뎌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

최근에 숙취가 있도록 마신 적은 없지만,

당분간 술은 마시지 않아도 땡기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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