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덧없을 정도로 쉴 수 있는 시간은 잠깐이고, 4월달은 잔인한 달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지금까지 일했던 그 어떤 달들보다 가장 잔업도 많고 휴무도 적게 일했다. 아마 내 생각에는 다음달에 받을 월급이 역대 최고 액수가 아닐까 싶다. 4월 들어 잔업에서 제외되어 본 날은 첫 주의 이틀 뿐이고 일자가 무작위로 잡혔던 휴무 하루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쉬어 본 적이 없으니 그만큼 벌겠지. 항상 문제는 그렇게까지 월급 받지 않아도 좋으니 일 좀 덜 했으면 하고 바란다는 거지만.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게 4월달 포스팅 개수를 보면 답이 바로 나온다. 1주일에 일기 한 편이나 썼을까. 이쯤 되면 거의 일기라기보다는 주기라는 느낌인데 그래도 굴하지 않고 늘 일기를 쓸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대견해질 정도다. 요새는 위도 안 좋은데 술만 늘어난 게 아닐까 싶다. 평소 1주일에 두세편은 일기를 썼는데 4월은 주당 한 편 정도의 일기 작성인가. 참담하다.
늘 입으로는 시간이 안 가네 죽네 하지만 그래도 하루 하루 가는 날짜가 조금씩 나갈 날에 가까워진다는 실감을 할 정도로 시간은 흐르고 있다. 요즘 들어서는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속도를 잡기도 어렵다. 확실히 부사수를 받으면서 시간이 빨리 흐르긴 했지만 지금까지와는 달리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들로 야단맞고 뒤치다꺼리 하다 보니 엉뚱한 곳에서 시간이 가속되는 느낌이랄까. 앞으로도 시간은 이렇게 느리게 느껴져도 착실히 흘러가겠지.
5월까지 불과 닷새도 채 남지 않았다. 5월의 시프트 교대일은 야유회가 있다는데 돼지도 잡고 거창하게 한다고 해서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래봤자 나는 나가는 프로그램도 없고 해서 그냥 먹고 뒹굴거리는 정도겠지만 최근 집과 회사 말고는 가본 적 없는 곳을 가 보는데 의의가 있지 않을까 하고 아주 약간 마음이 들뜨지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D-85. 내 여름을 다시 불태울 그 날은 분명 돌아온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