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츠시에서 큐우라기 정으로 가는 카라츠센 JR의 통학하는 고등학생이 무슨 지구 몇 번이라도 구하고 온 것처럼 곤해 보여서 찍어 본 사진. 아직 계절이 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밤 늦은 귀가길이 확실히 지쳐보이는 고교생의 모습이 영감을 주어 찍어보았다. 사탕과 비타민을 조금 나눠주자 그런 사소한 선물이라도 얼굴이 환해지는 것을 보며 어려서 좋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라고 별로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가장 한창일 젊을 때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이나마 피곤해도 더 신나게 살 수 있는 데 대한 동기를 얻은 것 같아서 즐거운 기분이 들었던 어느 여름날의 짧은 만남.
생각해보면 내 생활이란게 예전이랑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학교다닐때는 공부하고 쉬는 날은 일하러 나간다. 고교 2학년 즈음부터 시작된 그러한 주경야독이 딱히 지금이라고 변한 것도 없고 오히려 이런 내 생활을 이어가면 이어갈 수록 내가 뭔가 하고 싶은 것이나 탐구하고 싶은 미래에 가까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어서 즐거운 기분이 들지 않을 것도 없다. 일하고 학교가고, 그것 외에는 별로 부침이 있는 생활도 아니면서 언제나 뜨고 가라앉음이 분명하고 격렬한 내 기분을 보면 나란 인간 참 일희일비 쉽고 단순하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되어 재미있다.
허나, 반대로 가라앉기 쉽다는 것은 뜨기도 쉽다는 것이다. 맨날 우중충하게 가라앉아있기보다는 다시 떠오르기도 쉬운 것은 그나마 내 성격 중 장점 아니겠어. 대차대조를 그렸을 때 그나마 득점이나 장점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의 체념적인 긍정이라도 가지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나도 그렇고 또한 친구들도 그럴 수 있기를.
목숨이 연료라면 제일 신나게 잘 탈 때, 새파랗게 젊다는 것 하나가 한 밑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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