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한 건데 왜 막상 일로 타려고 하면 미친듯이 재미없는지 모르겠다. 하기야 프로의 조건은 좋아하는 일을 싫을 때에도 해야 되는게 조건이라고 하더라마는. 예전에 배달질 할 때도 그랬고 배달 처음 시작했을 때야 신나 날뛰느라 막 배달용 스쿠터로 무릎긁고 와인딩 하고 별 이상한 짓을 하는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쭉 가다보면 귀찮고 질린다. 웃기는 점은 딱히 그게 내 바이크가 아니라서 그렇다고 하기도 뭣하고, 이전에도 내가 타던 RX에 피곤하지도 않은 정도의 거리 라이딩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귀찮기는 마찬가지더라. 요는 누가 시켜서 하는 라이딩은 참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나 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럴걸.
특히 오늘같은 경우에는 강풍에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는데 우의 속이 땀으로 젖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진짜 바이크채로 날려가버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한 바람에 도로까지 엉망이라 배달통 안에 있는 피자들 망가지지 않을까 두근두근하며 달려야 했다. 다행히 컴플레인 하나 없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점이었다. 주말 하루 근무동안 나 하나 떠맡은 배달만 22건이었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배달 짬짬이 입에 우겨넣어서 먹고 다닐 수 있었더랬다... 그냥 스스로가 작게나마 기특했어 정말.
그래도 아르바이트 치고는 가장 시급도 세고 주말시간을 이용할 수 있으니 하는 짓이 배달이긴 한데. 언제나 조심조심 노심초사하면서 다녀야 하는 점이 더 날 졸아들게 하는거 아닐까 생각해... 뭐 꼭 언제나 날이 궃고 눈비 내리는 날은 아니니까. 가령 오늘 이렇게 비가 내렸으면 내일은 맑잖니. 재미는 없더라도 그나마 안도하면서 일할 수 있다면 그걸로 또 나쁘지는 않을거야.
- 뭐 적어도 이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 같은거 못 버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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