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이 이걸 찍기 위해 진짜 도쿄에서 서울까지 차로 몰았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막상 보고 나서 아쉬웠던 것은 전반부 재미있는 장면들을 너무 예고편에서 많이 보여준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는 느낌. 후반부에서 건질만한것도 많지만 작품의 흥미로 끌 만한 소재들을 예고편에서 너무 많이 보여준 것 같아 아쉬웠다. 하긴 예고편에 넣을 만한 게 그런것밖에 없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크게 빵 터지거나 화려한 화면 없이 잔재미로만 잔잔하게 구성된 로드무비라는 평이 지배적인데 실제로도 그렇고 영화 자체도 저예산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는게 와닿는다. 그래도 최신무기를 빌리거나 실제 군부대를 동원하는 것은 무리였을테니 민방위 훈련시 함포 미사일 발사나 헬기 출격은 자료화면이고 예비군들도 전부 서바이벌 게임 팀을 동원한 듯. 탱크는 소리만 넣고 택시 기사 아저씨의 시선으로 탱크같은 어떤 것이 지나갔음을 나타낸다. 그걸 보는 내 입장에서는 웃음이 조금 나왔지만 저예산으로 충분히 노력했다는 것으로 충분히 박수쳐 줄 만 하다. 인디영화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입장료는 아깝지 않다.
배경도 한국. 스탭들도 대부분 한국인이지만 등장인물 두 사람과 개그센스때문인지 일본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특색. 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갈등의 해소나 이야기의 심한 기복 없이 소소한 잔재미와 일본식 개그센스로 처음부터 엔딩까지 이어지는 내용이라 좀 지루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지 모르겠다. 적어도 동생과 나는 대학로까지 보러가서 재미있게 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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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홍대 가서 오드님이 디스로 썼던 족자를 인수해 집으로 돌아가 실컷 마셨다. 집에서 마시면 맥주를 내 마음에 들 수 있는정도까지 - 머리 뽀개질 정도로 차갑게 - 온도를 낮춰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거의 버드와이저 반 짝을 혼자 마시고 다음날. 휴무날이었던 오늘 일어나서 동생과 도쿄택시를 본 뒤 기숙사로 돌아왔다.
이제 특례 종료까지 59일 남았다. 이 악물고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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