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낮에도 평균체온 38.5도, 심지어 밤이 되면 39도 이상으로 열이 오른다. 이온음료는 계속 마셔주고 있지만 먹는 족족 설사로 배출해버리기 때문에 기껏 마신 의미가 없는 상황. 깨 있자니 너무 괴롭고 잠들자니 오르는 열과 시시때때로 차오르는 설사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간신히 날이 밝아서 병원에 다녀왔다. 주말동안 버티다 온 게 용하다고, 일단 이것저것 검사해보고 알았지만 바이러스성 장염이란다. 탈수증세와 통증때문에 제대로 된 기동이 안 되어서 일단 급하게 수액 맞고 근육주사로 [좀 센] 진통제를 맞았다. 덕분에 정신이 꽤 맑아질 수 있었다.
앞으로 술은 고사하고 최소 나흘간, 가급적이면 이번 주 동안은 약과 이온음료 이외에 그 어떤것도 먹어서는 안 된단다. 설사로 다 흘려보내는 한이 있어도 탈수가 심각해질 수 있으니 계속 이온음료는 먹어줘야 한단다... 진통제와 약 기운으로 많이 살만해졌지만 몇 년 전 맹장수술 한 이래로 금식을 요구받은건 처음이라 좀 걱정이다. 창밖에는 일본을 스쳐나가는 15호 태풍 볼라벤이 창틀을 뒤흔들고 내 창자 속은 바이러스가 장벽을 뜯어낼 듯 휘몰아치고 있다. 태풍이든 장염이든 그냥 조용히 흘러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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