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바이러스성 급성 대장염이랍니다.



대낮에도 평균체온 38.5도, 심지어 밤이 되면 39도 이상으로 열이 오른다. 이온음료는 계속 마셔주고 있지만 먹는 족족 설사로 배출해버리기 때문에 기껏 마신 의미가 없는 상황. 깨 있자니 너무 괴롭고 잠들자니 오르는 열과 시시때때로 차오르는 설사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간신히 날이 밝아서 병원에 다녀왔다. 주말동안 버티다 온 게 용하다고, 일단 이것저것 검사해보고 알았지만 바이러스성 장염이란다. 탈수증세와 통증때문에 제대로 된 기동이 안 되어서 일단 급하게 수액 맞고 근육주사로 [좀 센] 진통제를 맞았다. 덕분에 정신이 꽤 맑아질 수 있었다. 

앞으로 술은 고사하고 최소 나흘간, 가급적이면 이번 주 동안은 약과 이온음료 이외에 그 어떤것도 먹어서는 안 된단다. 설사로 다 흘려보내는 한이 있어도 탈수가 심각해질 수 있으니 계속 이온음료는 먹어줘야 한단다... 진통제와 약 기운으로 많이 살만해졌지만 몇 년 전 맹장수술 한 이래로 금식을 요구받은건 처음이라 좀 걱정이다. 창밖에는 일본을 스쳐나가는 15호 태풍 볼라벤이 창틀을 뒤흔들고 내 창자 속은 바이러스가 장벽을 뜯어낼 듯 휘몰아치고 있다. 태풍이든 장염이든 그냥 조용히 흘러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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