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질도 박수칠 때 그만둬야 예쁘다. 최선을 다하되 무리하지는 말자고 하지만 사실 최선을 다하면서 무리를 안 한다는 것이야말로 말로만 하기는 얼마나 편한지를 보여주는 증거겠지. 이렇게 내게 주어진 한 달 중 단 하루의 휴무는 그간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하느라 끝장이 났고 나는 다시 새벽 별 보며 라인으로 출근해야 하는 반도체 노동자의 삶을 계속해야 한다.
진짜 힘든 상황은 힘들다는 소리도 못 쓸 정도라는 간단한 사실을 최근에야 깨닫게 된다. 그나마 징징거릴 짬이라도 있다는 것은 아직 그렇게라도 말할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상황은 점점 더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작년 여름과 초가을 괴롭다고 울던 상황보다 넘사벽 수준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고 달라질 것이다. 그것이 더 힘들어지게 되는 복선임에는 변함이 없다.
사실 그러지 않은 곳이 없지만 이 곳도 만만치 않아서 특례병 알기를 논두렁에 굴러다니는 지렁이 반토막짝만도 못하게 생각하는 것은 똑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그들이 버틸 수 있는건 더러워도 여기가 군대나 공익 대신이라는 현실 때문이다. 매일 억지로 보내고 있는 일상이 개새끼랑 섹스하는 기분이다. 다만 별 수 없다. 더럽다면 끝나고나서 욕하는것 말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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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체 지난 2년 3개월을 어떻게 보냈더라?
그렇게 이 악물고 버텼던 것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계속 4달여라...
by. Sterlet.
잠만이라도 충분히 잘 수 있다는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만 이번 휴무는 그렇게 잠만 자다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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