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움츠러들어버렸어.




열흘 가까이 잔업만 하다가 [지금까지 최장기간으로 가장 혹독하게 잔업했다. 그 여느때보다도 더. 8월 힘들다고 우는소리 할 때보다도 더] 간신히 딱 하루 잔업을 빠지게 되었는데 아침 Area 교대 때 쳤던 사소한 실수가 상당히 조장님 심기를 긁는 내용이라 기껏 잔업을 빠지고서도 사유서 작성때문에 한 시간 가량을 소비했다. 그나마 30분 안에 거진 썼는데 그거 퇴짜맞고 다시 쓴 거라 한 시간 가량이 걸렸다. 남에게 싫은 소리 듣는 건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앞으로 같은 사고를 한 번만 더 치면 그 때는 사유서 정도로 안 끝나고 진짜 회사 생활 조질지도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자면 앞으로 넉 달 동안 사고를 한 번 더 치면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일까... 고작 넉 달 동안만 같은 실수 안 한다고 보면 편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럴 자신이 도저히 없다. 누구나 완벽한 건 아니지만 왜 난 항상 누구보다도 구제불능인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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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시발 남들은 다 아무렇지도 않은데 너만 그러냐.

...

그래도 오랜만에 잔업을 빠진 김에 마트 가서 필요한 것도 사오고 헌혈도 오랜만에 하고 그랬다. 근데 기숙사에 올때까지 내가 뭘 안 샀더라 자꾸 걸리기래 그게 뭐였나 생각해보니 양말이랑 종이컵을 안 사왔다... 다른건 안 사더라도 그건 꼭 사와야 할 것들이었는데 나 왜 이런다니. 

내일 모레 휴무. 휴무 전까지 이틀은 또 잔업. 싫어도 하는 수밖에 없나. 잔업을 해야 된다. 제발 이런 식으로 의무감에 자신을 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지금 처한 상황은 내가 인간도 아니고 그냥 그저그런 바보라는 사실만 깨닫게 하는거라 별 수 없다. 불나방이 불에 뛰어들면 죽는 걸 알면서도 뛰어드는건 아니니까 오늘도 난 이렇게 삽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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