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 끝부터 앱솔루트 오리지널 보드카, 힘들게 구했던 캐내디안 리큐르 유컨잭, 호세 쿠엘보 이스페셜. 잭 대니얼과 테이블급 와인으로 흔히 디저트 만들때 썼던 모건 데이비드 콩코드 그레이프... 그리고 호세 꾸엘보 병 앞에 조그마한 상자는 구솔형에게 받았던 DEMETER 제 대마초 향수다. 그러고보면 참 공교롭게도 이번 생일선물은 죄 액체만 받았다.
...중간에 향수가 없다면 그냥 주류 100%로 받을 뻔 했던 것 같은데. 애초에 생일선물이라는 것을 받는 생일이라는게 거의 몇 년 만이라 의미가 깊다. 사실 주류는 마셔버리면 땡이라는 점에서 선물로서의 의미가 어떨까 하는 느낌도 들지만 혀나 뇌리에 남아있는 맛이라는 기억 역시 계속 남아있다는 점에서는 비록 개념적인 것이라도 존재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며 맛있게 마셨다. 도저히 딸 엄두가 나지 않았던 유콘잭 빼고. 저것도 조만간 따긴 하겠지만 좀 더 의미가 깊은 술자리에서 그럴 수 있도록.
...
향수중에서도 대마초맛 향수가 있다고 하면 다들 적잖이 놀라곤 하는데, 대마초를 말아 피우면 문제가 되지만 꽃의 향이나 줄기의 섬유, 뿌리, 씨앗 기름 등은 상당히 유용하게 쓰이는 것도 사실이라. 이 카나비스 향수 역시 착 가라앉아서 풀의 본질에 가깝게 다가선 무게감 있는 향기로 깔리는데 원래부터 이 향을 좋아했던 터라 즐겁게 뿌리고 다니고 있다. 비싸서 용돈으로 살 엄두는 나지 않고 기껏해야 예전에 있던 샘플러를 좀 냄새나 맡는 정도였는데 선물받아서 기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