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아비꼬 카레.

아비꼬는 건더기가 없어질 때까지 깊은 맛으로 푹 끓이는 방식의 일식카레라는 점 말고도 배부를때까지 밥과 카레국물을 무한리필한다는 것으로 유명한데 실제로는 한번에 줄 때 꽤 많이 주는 편이라 어지간해서는 그렇게 리필을 시킬 정도는 아니다. 아마 한창 성장기의 남자 학생 정도나 시킬까. 20대 초중반 여섯이서 몰려가서 먹었을 때에는 전부 다 꽤나 많이 잘 먹는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카레에 대한 리필을 하지 않았다. 더 먹으려면 더 먹지 못할 것도 없으되 구태여 더 많이 먹을 필요가 있는 정도는 아니라 딱 맛있게 배부를 정도. 카레 맛 자체는 정말 일식 카레의 정석에 맞춘 깊고 진한 갈색의 국물 그대로인데 원래 카레 종류들이 그렇지만 코코이찌방야 못지않게 맛있으면서 양도 많아 일식카레 입문이라면 추천할 만 했다.

매운맛을 맘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도 특기할만한 점인데 레벨 3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제법 매워진다. 나는 레벨 3정도로 상당히 맛있게 먹었는데 그 정도도 맵다고 못 먹는 사람은 절대 못 먹더라. 덧붙여 사진의 카레우동은 맵기를 최고로 해서 시킨건데 회장이랑 망둥이가 시켜서 반쯤은 울며 먹었다. 땀 뻘뻘 눈물 콧물 다 흘려가며 엉엉 울면서 먹는 모양이 참 뭐랄까... 바보같다고 해야되나 용감하다고 해야되나... 나도 얻어먹어봤는데 상당히 진땀나게 매운 맛이었다. 매운 맛으로 유명한 예의 깃대봉이나 디진다 돈까스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어지간한 매운것 못 먹는 사람은 바로 울음을 터트리게 할 정도로 매운 맛.

전체적으로 맛있다. 홍대를 지나가다가 몇 번 본 적이 있었는데 통상 줄이 길어서 먹어 볼 생각도 하지 못하다가 이수역에서 먹게 되긴 했지만 그 진한 색깔의 국물 만큼이나 부드럽고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