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급하게 만들어본 양고기 볶음에 맥주.



저번에 재형군이랑 같이 마시면서 구워먹었던 양고기가 좀 많이 남아서, 계속 냉동고에 짱박아놨다가 어린이날 전 근무가 갑자기 오전이 비었기에 신나서 바로 제로네 가서 먹었어. 재료를 저번에 쓰고 남은것들의 재활용밖에 못 하기에 일단 양고기 쓰긴 했는데 뭐 어때. 양고기는 언제나 옳아. 언제나 맛있다구. 맥주는 어쩌다보니 맨날 하켄버그 사진이 올라오는 것 같은데, 사실 하켄버그는 특유의 단맛때문에 첫잔만 건배하고 이후로는 보통 다른 라거를 마실때가 많아... 하켄버그 맛있기는 한데 쭉 이걸로만 달리면 입 안이 까끌까끌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사람에 따라서는 쇠맛이 심하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온도만 차갑게 잘 마시면 아주 산뜻한 느낌이 들기에 나나 친구들은 좋아해.

요즘 들어서는 밖에서 마시거나 하는 일이 아주 드물어. 술 마시고 싶으면 맥주만 사와서 집에서 이것저것 만들어먹는 편이 좋아. 물론 밖에서 먹으면 음식을 해 주는 것도 치워주는것도 다 하니까 편하기는 한데- 그냥 차리고 치우고 내가 하더라도 집에서 마음에 드는 음악 틀어놓고 바닥에 딩굴면서 친구들과 부어라 마셔라 취할때까지 들이꼽다가 바로 디비져 누워 자는게 편해.

사실 일본에 있었을 적에 살인적인 주점 물가때문에 그냥 집에서 차려서 마시다보니 그게 버릇이 된 케이스인데, 이제 한국에 돌아왔으니 밖에 나가서 사 먹는것도 해볼 법 한데 그냥 집에서 바로 퇴근뒤에 씻고 차려서 먹는 맥주의 감각이 그렇게 또 한번 청량할 수가 없기에 나는 오늘도 이렇게 주말에 퇴근하면 뭘 만들지, 그리고 또 어떻게 마실지를 행복하게 고민하는구나.

by. Sterlet.

바이크에 올라앉아 계속 달렸던 어린이날. 日常乱雑


비단 내가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내가 일하는 곳을 비롯하여 많은 배달음식업계의 엄청 큰 대목이 일년에 두 번 있는데, 한 번은 바로 오늘이었던 어린이날이고 그리고 또 한 번은 크리스마스야... 따뜻한 피자가 워낙 겨울에 잘 어울리니까 어느쪽이냐면 크리스마스쪽이 조금 더 힘들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어린이날이 만만한 상대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니까 나처럼 라이더들 입장에서는 참 어느 쪽이든 징글징글한 날,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이나 둘 다 내게 있어 좋은날인가 어떤가 하면 예나 지금이나 죽어라고 일만 했던 기억밖에 없는 슬픈 날이기도 해.

... 그러고보면, 참 재미있는 일인데 난 지금까지 어린이날이야 그렇다 치고 크리스마스를 연인이나 가족이 아니라 혼자서 보낼 때가 많았어. 이상하게 매일 보는 가족이더라도, 그리고 열심히 사귀던 아가씨라도, 그리고 친한 친구들이 있어도 이상하게 크리스마스는 쉬기보다는 일하거나 혼자서 보내게 될 때가 많더라고.... 이건 생일도 마찬가지인데 비교적 최근까지 생일이 있어도 역시 외지에 있거나 일을 하느라 아무것도 못 할 때가 많았지. 내가 상징주의자도 아니고 꼭 그 날 쉬거나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 그래도 여러 친구들이나 연인과 어울리면서 보낼 수 있을만한 날에 꼭 유독 그런 날만 그럴 수 없다는 건 좀 이상한 기분이 들어.

꼭 그 날만 그 날이냐 하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반대로 꼭 그 날만 날이 아닌 건 다른 날도 마찬가지인데,

왜 나는 꼭 그 날에 그런 이러저러한 일을 할 수 없냐는거지.

...

하여간 걱정했던것보다는 어린이날 근무, 그렇게 별 고생도 어려움도 없이 마쳤어. 적어도 재작년 크리스마스 때 미친듯이 구르고 삽질했던것보다는, 오래 안했어도 경험이란게 경험인건지 확실히 별 생각도 없고 일도 타이밍 잘 맞게 쉽게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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