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장이 빠지니까 뭔가 참 쓸쓸해진다... 그나저나 김시발은 와서 작업 관리감독하라고 부르기는 했는데 아직 작업 중 어느 무엇도 궤도에 오른 것이 없어서 사실 일주일 간 밥만 축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데. 그래도 내가 설명하면 상당히 어려워질만한 것을 우리 팀원들에게 편하게 풀어서 보여줬고, 예시도 멋지게 만들어내는 걸 보면 확실히 유능한 친구야. 열심히 멍청한 척은 혼자 하지만.
일단 지금은 김시발도 스스로의 원고때문에 바빠서 기껏해야 지켜보는 정도밖에 못하긴 하지만 아마 다음달, 방 빼기 직전 즈음해서 한번 더 온다고 했고 원고도 그 때면 마무리 된다고 하니 와서 좀 뭐라도 도와주는게 있겠지... 뭐 본격적인 원고는 당연히 우리가 다 하는거지만 그래도 김시발이 한번 손 봐주고 가면 갑자기 퀄리티가 대폭 상승하는것도 사실이라...

.... 다 좋은데 왜 이 친구는 사진을 찍을때마다 자기 안면근육으로 전위예술을 시도하는걸까. 오죽하면 다른 친구들이 이 녀석을 보고 베헤리트라고 하겠냐마는.... 엄청 귀엽고 예쁜 그림을 요런 표정을 지으며 그리는 것을 보면 좀 난감하다. 나야 이 친구를 먼저 보고 나중에 그림을 봤으니 별 생각 없지만 이 친구를 그림으로 알게 된 사람들은 실제 하는 짓에 쇼크를 받곤 해.

서기 아람이는 언제나 묵묵히, 그리고 끊임없이 사각사각 그림을 그린다. 회장이 군대 간 지금 이제 원화를 그릴 기술이 있는 사람은 서기밖에 안 남았으니까. 덕분에 고생도 많이 하고 있지만 조금씩 필요한 기술을 경험하고 숙지하며,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면 적잖이 기쁘기도 하고 안도가 되기도 한다. 그림체가 고착되고 발전이 덜한 것이 아람이의 큰 단점이었는데 열심히 새로운 시도를 하면 그래도 그녀 역시 회장 못지 않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보여서 다행이지 싶다.
하여간 이렇게 이번 겨울에도 회장 없이 새로 작업이 재개되었다. 후딱 완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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