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이르게 가을이 저무네요.




가득 찬 가슬 너머 떠오른 달 한 폭에
잘 울지 못하는 단풍이 늦게 피어난 가을로 물들어요.

늦은 새벽 소금인형의 눈물이라도 녹여냈던 여름 비는 옛날처럼 저물고
데려가지 못했던 물방울새 울음 소리도 이제 없지만,
그렇게 지쳐도 녹지 않았던 눈물마저 이젠 스며들어요.
녹여낸 눈물같은 수마도 이렇게 흘러가나요.

계절 속에 피어나는 영원도 지난 가슬 아쉬워 큰 숨 쉬네요.
들녘 밥 짓는 연기도 이젠 늦은 가슬이라 한 숨 쉬어요.
여름 내 달렸던 청서 한 마리도 겨울이라 기지개를 펴면
수마처럼 잦아드는 겨울마저 따뜻할까요.

저를 보아주세요. 

달리 깊게 숨결로 찾아온 겨울 속에도 황혼 못지 않도록
긴 겨울 밤 버티고 피어나는 새벽녘도 아름다움을. 
소금인형의 흐느낌마저 마르게 할 늦은 새벽의 찬란함을.
기도처럼 바랬던 따뜻한 겨울을 가장 먼저 알리는 새벽이라는 것을. 

저는 여기 있어요.

이미 날아간 겨울 물방울새라 해도 
여기에서 언제까지나 지저귀고 있어요.
날아간 새들 아쉬워 언제까지고 이 겨우내 울지 않아요.
잊지 않고 찾아올 동무들 위해 여기에서 언제까지고 지저귈 거에요. 

볕 드는 양지 폭 늦어서도 버티는 민들레처럼
울 줄 아는 단풍이 이르게 피어난 겨울로 얼굴 붉히지요!



어 힘내자 - 이제 겨울이다. 일본쪽 지인들 전화를 받거나 메일을 받아도 느끼는 건데 이젠 춥단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부족한 니코틴 기운에, 그것도 몇 년 만에 뭔가 그럴듯한 걸 쓰마고 막상 키보드를 잡았더니 뇌에서 뿌드득거리는 소리가 나는 기분이다. 

어쩌면 부족한 알코올 기운에 더더욱 그런 것일까. 이제 3일째. 최근 반년 간 내가 이토록 오래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것은 처음이라는 사실을 실감함과 동시에 점점 심해지는 금단증상때문에 조금 초조하다. 다만 이것도 한 닷새에서 이레쯤 되면 사라진다고 하니 확실히 담배보다는 버틸 만 할지도 모르겠다. 길게도 아니고 한 달만 끊으면 되는 거니까 좀 다잡자.

밤에 잠들기가 조금 괴롭다. 이상하게 외롭지도 않은 주제에 마음이 뛰노는 게 꼭 주인없는 사랑을 할 때 기분이라 조금 싱숭생숭하다. 계절마저 겹치니 더 그런걸까아. 흔히들 겨울을 외롭고 추운 계절이라 하는데 그게 옮은 것일까. 내게는 언제나 재충전의 기회이자 의욕을 다시 불어넣을 때였는데 상징주의자도 아니면서 그렇게 느끼니 나도 참 재미있다. 

...

11월부터 인사이동이 확정되었다. 지금까지는 롯데마트 FSV 전담이었지만 11월 1일, 그러니까 다음 주 월요일부로 가전 쪽 A/S 전담으로 가게 된단다. 기왕 하게 되는거 무슨 일을 하더라도 열심히 하면 그만이다. 기껏 FSV로 한 달 일해서 이제 좀 적응될 만 하니까 옮기라는구나.

by. Ster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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