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에 21일 돌아왔고, 어저께인 22일부터 원고작업을 재개 강행하고 있다. 사실은 시험이 끝나자마자 계속되었어야 했던 일이건만 서울 트위터리안 친목이나 가이드도 있었고 하여 거의 닷새 가까이 작업 자체는 의식도 못하고 손 놓았던 상태. 실상은 6월달 들어서면서시험기간 때문에 작업이란거 자체를 못 하던 상황이었다. 완성된 콘티만 믿고 보름간 작업을 놓다가 드디어 재개. 명목상 총무처럼 된 내가 용지 준비하고 컷 치고 CG질하는 오만 삽질을 다 하고 있고.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회장이랑 서기가 돌아간 뒤에도 난 남아서 필사적으로 컷 치고 있었더랬다.
원고지가 마흔장인가 여력이 있었는데 간신히 지금 그리는 스토리를 38장으로 끝냈다. 앞으로 내가 손으로 할 일은 대여섯장만 더 그리면 끝나는 상황. 이후로는 CG할 때 사용할 패턴이나 스크린톤 수집하고 멤버들이 완성하는 족족 스캔하고 보정해야 한다. 앞으로 나흘간이 펜선 마감. 만약 27일까지 펜선공정이 끝나지 않으면 우리 멤버 죄다 밤 새서 완성해야 한다.

일단은 이런 느낌이다. 왼쪽 시계방향부터 회장인 공대 현수군, 그리고 인문대 아람냥, 자연대 지영냥. 난 어디있냐고? 사진찍고 있었지 뭐... 아직은 화기애애하게 잘 그리고 있지만 보나마나 가다보면 집중력 하락하고 피폐해질거다. 지금까지 그랬으니까. 콘티작업 할 때 회장이 보여줬던 엄청난 근성의 하락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의지력이 부족한 우리들의 근성 조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여러가지로 절실히 느끼고 있다.
뒤늦게 백업으로 참가한 지영냠이 그림그릴 곳을 마련해주고 곧 있을 CG 노가다에 대비하여 열심히 배우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그나마 놓인다. 다른거 다 버리고 이거 하느니만큼 다들 열심히 해 보자. 사실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기왕 시작한거잖아.
by. Sterlet.
- by Sterlet
- 2011/06/2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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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글수 : 5

이렇게 속절없이 새로운 해도 반절이 지나갔다. 올해의 대명에 대해 생각을 항상 늘어놓다 보면 올해 즈음에는 확실히 무언가 새로이 시작되며 사람을 만나거나 이루는 것도 양상이 변화한다고 짐작했건만 아직까지는 잡히는 것이 그리 많지는 않다. 혹은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 그것이 이미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전혀 느끼고 있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지.
나는 감은 좋은 편이라 어떤 상황에 대처하거나 극복할 경우 그것이 내게 좋은 일이든 좋지 못한 일이든 결과는 으레 예상한 대로 흘러 갈 때가 많아서, 그러한 미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지는 편인데 최근 들어 거기에 대해 발목잡는 일들이 많아서 요새는 그러한 내 감에 관해서도 의심이 가고 있다. 분명히 하고자 하는 일들은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 뭐냐, '정말 이래도 되나' 하는 그런 불안감. 인생을 걸고 느끼는 중대한 위기가 없으니 이제 별 사소한 것들을 위기로 받아들여서 그런건지 아니면 최근 돌아다니거나 내 자신을 두들기며 도야할 일이 없다보니 나약해진건지. 여전히 내가 상황을 받아들이는 양상은 부침이 격렬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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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때문에 쓰잘데없이 눈물 흘려주지 말라던 인연과 헤어짐도 시간이 꽤나 지난 것 같다. 보통 만남에 관해서 나는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소금인형이 우는 눈물을 예로 많이 드는 편이고 실제로 그것을 내 시간과 감성에도 자주 적용시키는 편인데, 최근 들어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 조바심이 난다. 누구도 납득할 수밖에 없고 정상에 가까운, 그래- 마치 지존과도 같은 그러한 조력이나 힘이나 사람이 내 손에 들어올 때는 언제인가. 내 마음 속에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만한 그 어떤것을 손에 쥐게 될 때는 언제일까. 분명히 내 감 대로라면 무언가 이 손에 닿을 때가 되었는데 구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노력해야하며 얼마를 더 기다림에 겨워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최근 자꾸 스스로가 유실수 밑에 입 벌리고 말라죽어가는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을 감출 길 없다.
혼자 하는 사랑도 빨리 가라앉고 뜨는 내 성격에는 별 소용이 없더라. 기다림을 꼽는 것도 그간 일하며 겪어보고 사람들과 사랑했던경험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내 착각일까. 언제까지 나는 주변이 내게 주는 헨젤과 그레텔의 빵조각 마냥 흘려주는 호의의 잔영을 희망고문마냥 주워삼켜야 내 분노에 대한 위로가 다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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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사람이든 동기든, 혹은 그것이 사건이나 계기라도 무언가 국면의 전환이 이 필요하다. 그런데 마땅히 쥐고 쓸만한 사람도, 내가 함락시키고 뒤흔들어야 하는 세계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학기가 끝난 뒤라 다행이지만. 나는 여전히 전례없이 짧고 지독한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괴롭힌다는거 - 참 병신스럽고 엿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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