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값싼 선어회도, 맛있는 라거맥주도, 그리고 번역과 겹쳐서 사람 피를 말리던 레포트와 남들 두 배로 노력해야했던 전공수업도, 즐거웠던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의 추억도 뒤로 남기고 이젠 그만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 때다. 오늘 밤을 마지막으로 기하여 나는 일년간에 걸쳤던 카고시마에서의 교환유학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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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 관해서 이런저런 복잡한 게 많았다. 일본 물가 비싼것도 있고... 집세는 학교 기숙사라 거의 들이지 않았지만 순전히 수도대나 전기세 기타등등으로 해서 아무리 봐도 한국 몇 배도 되는 값을 치르고 휴대전화 해약때도 복잡한 짓을 신나게 해서 몇번 뺑뺑이를 쳤더니 확실히 내가 일본에 있었던 실감이 난다. 웃기는게 정작 학교에서 치러야 했던 퇴거절차는 간단했던게. ISC와 수산학부 사무실, 그리고 계속 몸담았던 유전자 연구실 교수님과 튜터에게 인사하는 정도로 끝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본다.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귀국이 일본에 대해서 마지막이 될 지 어떨지 모르겠다. 맨 처음 일본에 왔을 때 목표로 했던 해양수산에 대해서 일본의 연구환경이나 기타등등 제반상황을 조사하는데는 충분했다고 생각하며 내가 대학 이후의 진학을 결정하는 데 대해 꽤나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말하건대 내가 이번을 일본생활의 마지막으로 할지 아니면 어떤 계기로 삼을지는 아무도 - 심지어 나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기에 와 있었던 가치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점을 계기로 나는 일본에도 한국에도 거처가 없게 된다. 이후로는 그냥 내 하기 나름인 것이다. 지금까지 짦은 유학생활 1년이 이렇게 빨랐으니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 졸업하기까지의 1년까지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떠돌이 생활 20년을 넘겨서 30년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1년씩이나 한 곳에 오래 있을 수 있었다. 그걸로 휴식도 보충도 충분했다. 앞으로는 내 스스로가 미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나아가느냐 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잘 모를때일수록 뭔가 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
여태까지 그걸 체득하기 위해 학업을 계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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