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잠수병으로 리타이어.




현재 제주도 서귀포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다이빙 때문에 오긴 했지만... 그만 첫날 다이빙 한 이후 잠수병이 생겨버렸다. 저녁을 먹은 이후 상체 각 뼈와 관잘에 압통이 와서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술 한두잔 한 뒤 잠들었지만... 곧장 12시쯤 되어서 깨버렸다. 밤쯤 되니까 진짜 버티기가 힘들 정도의 통증이 엄습해와서 야밤에 병원 응급실행.

다이버라고 말하고 오늘 잠수한 심도와 조류의 세기에 대해 설명하자 곧바로 병원에 소속된 프로 다이버 출신 응급구조사가 와서 진단을 하고 잠수병으로 판정. 진통제를 투여받고 가압실에 들어가 3기압으로 산소를 내내 공급받다가 오늘 이른 아침에 다시 리조트로 돌아왔다. 사실 잠수병이라고 하기도 애매할 정도의, 예방을 위한 조치였지만 그 조짐과 증상의 치료에 엄청나게 고통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빙 의욕은 전혀 죽지 않았건만.

....메디컬 에러로 더 이상 다이빙을 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조류도 크게 변하지 않았고 이대로 들어갔다가 진짜 상황이 악화되면 단순한 재압치료로 손을 쓰기가 힘들어지는 이상 아직 진통제 기운으로 멀쩡해진 것을 판정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 채우기로 한 로그 9회중에 아직 3회밖에 채우지 못했건만 애초에 AOW 취득이라는 목표를 두고 비싼 비행기값 리조트값 등 돈쳐발라가며 온 의미가 전혀 없어져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종일 잠수도 못하고 돌아다니는 일정. 슬프게도 이미 잠수와 재압치료를 받은 이상 앞으로 24시간 내에는 비행기를 타거나 한라산에도 오를 수 없고 술담배도 일절 할 수 없다. 했다가 무슨 목숨의 위협을 받으려고[...] 그래서 이렇게 얻은 휴가기간을 다이빙에 매진하지 못하고 그냥 흘려보내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 

돌아갈래야 돌아갈 수도 없어서 그냥 여기저기 박물관 보고. 휘슬 연습하고 뭐 그러고 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걷고 돌아다니려고 하는 중이다. 오늘은 제주도 성문화박물관이라고 하는 아주 요상하고 야한[...] 박물관을 둘러보고 지금 PC방이라 대강 어제오늘 근황 정리해본다. 

...

다이빙 못한 금전적인 문제야, 다음 다이빙 투어비에 보태는 걸로 끝이지만 기껏 휴무 다 자르고 모아서 만든 3박 4일간의 휴가인데 거기에서 남은 2박 3일을 이렇게 하릴없이 흘려보내야 된다고 생각하니 대단히 아까운 기분이 든다. 평소에 쉬는 시간은 좋아하지만 이렇게 아무 계획도 일정도 없는 쉬는시간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 어쩜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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