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거기서 뭐하니
최근 일기에 많이 소홀해졌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는데. 그도 그럴것이 바쁘긴 진짜 바쁘다. 소재는 쌓여가고 있는데 막상 이걸 진지하게 쓰려니 어려워.... 일을 안 하고 있는것도 아니고 늘 충실히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미안할 정도로 나태해졌다고 느끼고, 일기를 못 쓰고 있는 데에 속 타고 있는 나날들. 이러면 안 되지. 반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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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생일날을 집에서 쉬면서 보냈다. 적어도 저 두 조건이 다 맞아들어간 것은 거진 5년만인데. 06년 이후로 한 번도 생일을 쉬면서 맞거나 혹은 객지가 아닌 집에서 맞아 본 적이 없었다마는 5년만에 집에서 맞게 된 생일이 그리 감회롭지는 않았다. 그냥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이 평온한 느낌. 그저 아침에는 어머니와 같이 마당을 나온 암탉을 재탕하고 오고, 오후에는 최근 친하게 지내는 트위터리안들을 만나 술 한 잔씩 했다.
...그리고 그렇게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와서. 딱 두시간만 자고 출근해서 개빡시게 일하고 내내 시체로 뻗어있었지. 이거, 분명히 말하건대 절대 제대로 된 삶은 못 되는걸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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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이래로 가장 지독한 악몽을 꾸었다. 나는 세계에 대한 위협을 경고했지만 모든 사람들은 내 말을 들어주지도 않고 나를 버렸으며, 분명히 세계는 내가 예고했던 대로 수천억마리의 벌떼에 휩싸여 종말을 고하게 된다. 다만 내게 중요한 것은 인류가 멸망했던 것이 아니라 내 말을 믿어준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다는 것. 사람의 신뢰를 먹고 사는 내게 의미심장한 악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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