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디쉬 원래 한 달이나 키우면 다 자라는건데 웃자란 상태로 그대로 두다 보니 결국 다 클때까지 두 달은 걸린 것 같다... 액비를 뒤늦게줘서 그런지. 맨 처음에는 먹을 생각도 없었고 그냥 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초록색 무언가가 삭막한 기숙사 방에 필요했기에 학기초에 화분을 들여다 심은 천원짜리 래디쉬들. 팔팔한 건 세 포기 정도지만 그래도 굵어질 정도로 자라줘서 고맙다. 밑에 잘 보면 로즈마리도 있는데 로즈마리는 발아시켜서 키우는 것이 진짜로 어렵다더니 어려운 차원이 아니었다;; 깨알같은 씨앗을 여러 개 뿌렸는데 발아한 것은 단 한알 뿐. 간신히 발아시킨 한 알도 열심히 액비 주고 최대한 햇빛 쪼여가며 키웠지만 줄기는 너무 가늘게 웃자라고 잎도 부실하다. 로즈마리 특유의 강한 향은 나지도 않는 불쌍한 싹 ㅠㅠ
수조는 뭐 그대로다. 언제나 pH는 6.8-6.9정도를 유지. 여과력이 좋아서인지 적게 키우는 편이 아닌데도 암모니아 농도는 0.02ppm 이상 올라가지 않고, 한달 전 낑낑거리며 감았던 모스들은 안정적으로 잘 활착되었다. 조명은 좀 길게 켜 두는 편이긴 한데 이탄이 없어도 언제나 샛초록 새순의 기세를 죽이지 않고 잘 올라오고 있다. 아마 이 여름이 지나가면 멋지게 어항을 뒤덮은 모스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모스는 너무 잘 자란다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난 그래도 수조 바닥을 두덮는 모스처럼 포근해보이는게 없더라. 수초가 많으면 물이 쉬이 염기성이 된다고 하는데 그야 불을 잘 끄면 해결할 수 있는거고... 현재 수조 내 조명은 거의 18시간 가까이 켜놓고 있지만 pH가 딱히 크게 올라 간 적은 없는듯?
플레코는 여전히 똥 먹고 똥 싸는 바보생활을 하는 중이고 제브라들은 가끔 온도에 따라 움직임이 둔해지기도 하지만 별 이상 없이 잘 살고 있다. 에어콘 안 틀면 수온이 올라가서 27도 정도....... 24도에서 25도 정도일 때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것 같다. 물고기들도 더위를 타겠구나 ㅠㅠ 불쌍하지만 에어콘 전기료도 만만치 않으니까 맘대로 틀 수도 없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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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초여름 바람아, 앵화 떨어진 녁에 익는 버찌처럼 물드는 이 내 마음 다른 세계로 데려가 주렴. 작게 이는 마음 속에 떠오르는 연심이 흐드러지는 여름 참나리처럼 피게 해 다오. 그런 작은 바람이라도 영원히 피어나기를 함께 빌어줄 수 있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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