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어로 쿠로소이라고 하는 이 조피볼락. 우럭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 해양생물공학 전공인 나만 해도 조피볼락과 볼락을 구분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지지난주 같은 경우에는 이 작은 조피볼락들이 몇 마리 잡혔는지 분류학 실험실 해부학 수업에서 이녀석을 해부해보자고 하거든. 보통 어떤 생물체의 모습을 관찰하고 대강 스케치하는 과정을 동정이라고 하는데, 일단 티저나 포셉스로 죄다 잡아서 지느러미를 원상복구 하고 대강 그려.

그래서 대강대강 느낌대로 슥슥 그려나가기는 하는데.... 원래 정석적으로 나가자면 딱 본대로만 윤곽선을 따고 명암은 점묘 하듯이 표현해야 하거든. 그런데 아무래도 난 만화식 그리기가 익숙하다 보니까 선의 굵기로 명암을 조절하고 쓰잘데 없는 부분에서 데포르메를 넣는 버릇이 있어서;;; 잘 그리는것도 아닌 주제에 꼭 이상한 장난을 치곤 한다. 이것도 애들이 순정파 우럭이냐고 놀리더라구. 해부한 사진은 찍지를 않아서 일단 생략;;

그리고 한창. 철이 되어서 가격이 싸졌던 전어. 바로 지난주에 얠 동정하고 해부했는데 그나마 생긴것이 단순한 편이라 우럭보다는 걱정을 덜 했어. 다들 그림도 좀 더 편하게 그린 느낌이고. 누차 말하지만 원래 그림은 도감식으로 그려야 되는 거거든. 그런데 사촌형의 경우에는 이미 미술을 배운 편이고 난 미술을 배운적은 없지만 대강 만화그리기를 배운 적이 있어서 그만...


그......그게에.... 난 최선을 다 해서 그리긴 했는데.... 아니 최선을 다 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이공계열, 생물학도가 최선을 다해 그린 한도긴 한데 어떻게 보아도 일반적인 도감식 그림그리기에서는 백만광년정도 떨어져 있을 뿐이고... 왠지 내 그림을 받아 본 교수님이 그냥 한숨을 푹푹 쉬셨을 뿐이고....!: 다들 보고 웃는데 잘 그렸다고 웃는게 아니라 귀엽다고 웃어;!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일일이 점을 찍어가면서 명암을 표현해야 하는 도감식 그림 그리기가 일주일에 불과 몇 시간 있는 수업에서 일일이 시간맞춰 그리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 일단 내게 가장 편한대로 사사삭 그리게 되곤 하는데 원래 이런 식으로 그림 그리는 것은 최대한 배제해야 하는거라 좀 난감해. 이렇게 뭔가를 그리게 되는 수업이 이번학기에만 해양 동물해부학이랑 조류식물학. 저번 학기에도 그림 그리는 과제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과제로만 가끔 나왔을 뿐 이런 식으로 매 수업마다 그리게 되지는 않았는데... 최근 잘 그리거나 묘사하는 것 이전에 빠르게 그리는 것도 덕목이란 사실을 날로 깨닫고 있어.
아 맞다. 사실 웃기게 그리기류 최강은,

홍어
.....분명히 이야기하는데 난 전혀 그림으로 남들 웃길 생각도 없었을 뿐더러 나는 내 딴에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그렸는데 다들 내 그림을 보자마자 히죽히죽히죽히죽.... 누굴 보여줘도 그놈의 기분나쁜 히죽히죽히죽.... 심한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보고 귀엽다며 대폭소를 해버리는데 난 최선을 다 했어;! 더구나 이번에는 그나마 도감식 그리기 최대한 재현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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