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싸울 날이 길다.




다시 시프트가 야간교대로 교체되었다. 이제 저녁 6시 30분부터 익일 새벽 6시까지 일하는 강행군 일정. 이번 시프트 교대 휴무는 텀을 넉넉히 받아서 이틀 가량을 받았지만 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던 패턴을 뜯어고치기도 여간 힘든게 아니어서 결국 이른 새벽에 밀려드는 잠을 버티지 못하고 이틀 내내 자버리고 말았다. 일단 지금은 기숙사로 돌아와 찬물로 샤워하고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려고 억지로 지루한 일을 찾아 하면서 졸음을 기다리고 있다. 출근 전에 한두시간이라도 자 둬야 어떻게 버틸 수 있지 않겠어.

[.....] 문제는 항상 그렇게 미리 자 두거나 억지로 늦게 자거나 해도 일할 때는 피곤하더라.

...

하여간 시프트 교대용으로 잠깐 생긴 휴무동안 전역한 사촌형이나 친구들을 만났는데, 이런 식으로 생긴 짤막짤막한 자유가 내 목을 더욱 타게 만들고 조바심이 바짝 들게 한다. 앞으로 석 달 가량. 별로 길지 않은 기간이다. 아니 별로 길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기간이다. 한 학기 끝나고 학부 방학 기간 정도에 불과한 저 석 달이라는 기간과 그 석 달 후의 미래가 나를 얼마나 애태우게 하는지. 앞으로 몇 시 간 뒤 출근부터 다시 재개할 그 100여일 남짓한 시간의 지옥이 날 더욱 움츠러들게 한다. 정말이지 눈물 날 정도로 얼마나 이 기간이 힘든지. 실상 죽거나 다치는것보다 더 힘드겠냐마는 별로 하고 싶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할 때의 인간이란 얼마나 무력한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전부 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에 묶여있는 상황은 난처하고, 눈물나게 슬프고, 안타까울 정도로 고통스럽다. 하지만 누구나가 버텨냈고 나 또한 버텨내야 하는 길이다. 누구나 자기 하는 일이 가장 힘들고 자기 있는 곳이 괴로우니까. 사실 나는 약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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