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새우 대가리 튀김과 맥주.




새우 손질할 때 남은 새우 대가리만 전부 모아다가 유독 뾰족한 부분과 액각만 부러트리고, 소금과 후추를 박박 문질러 닦아둬. 그리고 겉에 녹말가루를 뭍힌 뒤에 봉지에 넣어서 몇 번 주물럭거린 뒤 튀겨내면 되는데 난 녹말가루 준비하는 공정은 느므 귀찮아서 그냥 바로 후라이팬에 지져내는 식으로 대신에. 보통 새우 구이의 정석은 약불에 오래 굽는거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껍질이 바삭하게 일어나는 것을 좋아해서 빠른 시간 내로 압도적인 화력을 가한 뒤 잔열로 익는 것을 기다리는 느낌. 

손질하고 남은 새우 대가리는 다들 버리거나 갈아서 양념으로 써 버리는데... 글쎄 나는 어느쪽이냐면 몸통 못지 않게 이 대가리를 좋아하거든. 헌데 내가 새우 머리만 골라서 튀겨먹거나 혹은 그냥 삶은 새우에서 껍질 벗기기는 고사하고 머리꼬리까지 다 꼭꼭 씹어먹으면 다들 날 무슨 바나나껍질이라도 먹는 미친놈 취급을 하는데 농담이 아니라 새우 맛 중에서 가장 진하고 농축된 부분은 다 저기 있어. 너희들이 평소 새우를 먹으며 느끼는 맛이 저기 몇 배는 농축되서 들어있다구.

특히 맥주랑, 이제 막 차갑게 식힌 맥주랑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사촌형이 최근 새우에 맛들렸는지 심심하면 대하를 사 오곤 하거든. 사촌형은 머리나 껍질을 질색하며 먹지 않기 때문에 머리는 항상 많이 남아서 심심하면 양념해다가 지글지글 튀겨먹곤 해. 맛있어. 먹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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