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작은 세계의 커다란 정경 - 마루 밑 아리에티.




원제가 借りぐらしのアリエッティ라 더부살이 아리에티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마루 밑 아리에티라는 이름으로 개봉했다. 뭐 그런 사소한 것 정도야 내용에 별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아니니까. 생략. 이야기 자체는 별로 크게 볼 것 없고 소인들의 눈에 소인들의 크기로 인간들의 것을 빌려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는데 초점을 두었는데 지브리답게 수작업의 비중을 크게 둔 작화지만 프레임이 정말 부드럽게 넘어가서 자연스럽다. 

지브리 작품은 토토로 말고 딱히 찾아서 본 적이 없었는데 잠깐잠깐 지나가면서 본 작품이더라도 환경과 자연, 일본을 대표하는 자연 그 자체인 '바람' 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정말 실감나게 묘사함을 알 수 있다. 이번의 마루 밑 같은 미시적인 세계를 그리더라도 공기의 투명함과 다시 그 공기에 색채를 불어넣는 작업에 어색함이 없어 보는 내내 산뜻한 기분이 끊이지 않았다. 

OST로 들어간 아리에티의 노래도 전형적인 저음에 서사적인 곡조를 취하고 있어 가수가 부르는 잔잔한 목소리에 더없이 어울렸다. 사실 스토리적으로는 아리에티와 그의 가족들이 인간의 눈에 띄게 되어 다른 곳으로 동족과 살 곳을 찾아 떠난다는 정도의 한 줄로 얼버무릴 수 있지만 그런 공기와 색채가 있는 정경을 그려내는 애니메이션이기에 더더욱 각별했던 것 같다.

덧붙여 내 생각에 아리에티는 머리 뒤로 묶은것보다 풀고 다니는 편이 더 귀엽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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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돌아온 지도 꽤 지났는데 사진들이 너무 많고 어떻게 올려야 하는지, 또 어떻게 여행기를 써야 하는지도 정리가 안 되어서 답답하다. 다음주부터는 추석 전 다시 일 시작하고 일단 추석에는 쉴 것 같다. 예전에 가장 길게 아르바이트를 했던- 쉽게 말해 또 유통계열 알바다. 다만 이번에는 이전의 경력이라던가 군필을 인정해서 바로 사원으로 넣어주는 것 같던데.

그리고 내일은 외가 제사가 있어 서울로 간다. 일본에서 신세졌던 시로미즈씨도 서울에 잠시 방문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런저런 사람들과의 만남은 기다리는 것이 즐겁다. 일본에 가기 전에도. 일본에서 돌아 온 후에도. 그리고 일본에서 있을 때에도 항상 여러 사람을 만나고 정을 쌓아가는 과정이었는데 그것들이 다 좋은 기억이었던것을 상기하면 나도 어지간히 친목종자인가보다. 이래서야 술자리보다 술을 좋아한다는 모토가 의미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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