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1. 29. 탄막색연회 - 서클 '국립 군산대학교' 후기.




전날에 설레임과 준비와 그밖에 여러가지 기타등등때문에 그닥 잠 이루지 못하고 두세시간 눈 붙이다가 일어나 탄색연 회장으로. 10여분 가량 늦어졌지만 입장도 그만큼 늦어졌기 때문에 별 의미는 없었다. 도착해보니 부스 책상 아래에 우리 책들이 있었는데.... 맨 처음에 원고를 마치고 했던 생각으로는 그렇게 완성해낸 책 보면 감개가 무량할 줄 알았건만 실제로는 그냥 한 고비 넘긴 기분으로 끝;; 바로 부스에 자리 깔고 포장 뜯어서 인쇄 확인하고 대강 서클네임 간판을 다는 데 집중해야 했다. 그리고 11시가 되어 곧바로 탄막색연회 일반 입장이 개시되었다. 


진짜 인파 엄청났다... 판매에 관해서는 난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부스 근처에서 인파에 휩쓸려 둥둥 떠다니고 있거나 혹은 부스 뒤에 서서 잘 팔리고 있는지, 미친놈들이 달려들거나 괜히 부스 서클러들에게 작업거는 바보가 없는지 뒤에서 팔짱끼며 지켜보고 있었다. 과연 동방이 장르가 장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굉장한 호조를 보였다. 그림을 배운적도 없는 우리들이 굉장히 노력해가며 성실히 그렸다고는 해도 그거야 어디까지나 실력이 모자랐던 우리들 생각이고 동인시장도 시장인 이상 우리가 참가하는 시장에서 평가는 소비자들의 몫인 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스에 쉬지 않고 사람이 꼬일 정도로 판매 자체는 호조. 

우리 작품이 완성되었다는 것이나 그 간의 고생보다 역시 우리가 만든 작품을 보고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그냥 말 없이 사간 사람이나, 한번쯤 샘플을 들고 킥킥거리며 웃다가 사간 사람들이나, 혹은 그냥 샘플을 들고 보기만 하고 내려간 사람들. 그 모두가 일단 우리들의 그림에 대해 호평하거나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그나마 내게 얼마 없는 실날같은 가능성 같은 것을 생각해보기는 했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고 어떻게 되겠다는 생각 자체도 없었던 우리들의 작품이 드디어 결실을 자랑하는 순간이었다. 

판매전 중 내가 부스에 거의 들어가지 않고 그냥 뒤에서 지켜보거나 멀리 떨어져있던 이유는 사실 간단했는데 - 나라도 시커먼 남자놈이 우중충하게 있는 부스보다는 반짝반짝 여자애들이 웃고 있는 서클이 좀 더 접근하기도 편하고 구매하는데도 좀 더 부담이 덜할테니까[;;;] 그런 고객 서비스 관점에서 일부러 내가 자리를 보고 있지는 않았던 것이었다. 


판매 자체도 호조였던 만큼 시종일관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었다. 나 말고 다른 팀원들도 재미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들이 의욕을 보였던 만큼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판매전 시간 4시간 동안 기증이나 교환한 회지를 제회해도 인지도가 전혀 없는 신생 서클이 175부를 판매했다는 점은 확실히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불과 이 4시간, 돈이나 시간 어떤 걸 떠나서 단순히 우리가 지난 계절부터 해온 것들에 대해 사람들에게 반응을 불러일으킨 점이 기뻤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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