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진자루' 의 우육면.

제로군이 구로 집 근처에 짜장면을 맛있게 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본 진자루. 일부러 '진짜루' 라는 이름을 노려서 지은 제목이란다. 상당히 가벼운 듯한 느낌의 간판과 제목 치고 내부는 전형적인 중국집 화상을 느끼게 하는 인테리어였는데 내부에 걸려있는 주방장 소개를 보니 역시 화교가 하는 중국집인 듯. 

짜장면을 그닥 잘 먹지 못하는 내 입장에서는 짬뽕이나 먹을까 하고 가봤는데 실제로 내 눈길을 끈 것은 한우로 만들었다는 한우탕면, 즉 우육면이었다. 요샌 웬만큼 꽁시멘꽌을 비롯한 화교계열의 중국집을 가더라도 우육면을 하는 곳을 보기가 힘들 뿐더러 가끔 하더라도 맛대가리 더럽게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금 불안불안했는데 막상 받아든 우육면은 오히려 고기 고명이 딘타이펑 뺨치게 왕창 올라가 있어서 좀 많이 놀랐더랬다.

한우를 사용했다는 고기 고명은 질기거나 퍽퍽하지 않고 아주 부드러우며, 명동이나 연남동의 여느 우육면을 하는 중화요릿집들과는 다르게 죽순이나 버섯 등 다른 청요리의 정석인 고명들을 이것저것 많이 넣었다. 질감도 딱 볶아서 끓여낸 그 느낌. 이 집 중국요리들이 대체적으로 좀 싱겁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 어떤 요리에도 MSG를 넣지 않고 만든단다. 글쎄 진짜일지 어떨지 반신반의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는 느낌이었고 자부심도 대단해보이는 곳에서 꼭 굳이 그런걸로 거짓말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

하여간 그렇게 MSG를 넣지 않았다는데도 불구하고 감칠맛이 전혀 모자라지는 않아. 조금 싱겁다고 느낄수도 있는데 그건 간장이나 소금을 더 쳐달라고 하면 해결되는 정도고. 평소보다 싱거운 맛을 좋아하는 내게는 딱 맞는 느낌. 한우탕면으로 한 그릇에 8000원이었는데 가격이 싸진 않아도 양이 정말 무시무시하게 많아서 배터지게 먹을 수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