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 보면 당연한 거지만 사실 무료한 시간대에 더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악몽을 꾸기가 쉽다. 병역특례때는 진짜 곧 죽어버릴만치 혹독했지만 병역의 종료에 모든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지금은 뭔가 목표나 프로젝트가 생기더라도 단기적인 것일 때가 많고 아직 복학하기 전까지는 시간만 죽여나가는 셈이다 보니 자금적으로도 그렇게 여력이 크지 않고. 어디에서 읽었던 말이 맞더라. 바쁘게 살면 자신의 역사를 의심해볼 틈도 없는 것 같은 모양이다.
생각해보면 요즘 들어 시간이 없는것도 아닌데 사소하게 짜잘짜잘한 일들을 미루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바쁠 때에는 적은 시간이더라도 뭔가 확실하게 끝내지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했는데 막상 한가해지니 또한 그러는 것이 안 되는구나. 문명을 시작해버렸다는 이야기는 핑계다 쳐도 요즈음에는 쉬이 규칙적인 일상에서 겉돌고 있다.
직장을 새로 잡고 나서 버는 돈은 반토막이 되었는데 휴무는 몇 배로 늘어났고 씀씀이는 그대로니 이거 참 자금적으로 어려워질수밖에 없지. 몇 달 전부터 단 며칠을 제외하고는 날이면 날마다 무료한 시간을 차가운 술로 지새우는데 내 스스로도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하게 되나 궁금하다. 최근에는 혼자서 잔 기울이는 나날이 길어지고 있다. 이거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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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는 포스팅 꾸준히 하자고 했던 것 같은데 또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참 내 빈약한 의지력에 대해서 속쓰리다. 이렇게 남 일 이야기하듯 해도 결국에는 이렇게 글을 남기는 주체 나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질타인 것이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해낼 수있는 기합이 나의 장점이라면 이번에도 그렇게 실천에 옮기자. 아주 사소한 계기로도 불탈 줄 아는 나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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