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수히 많이 늘어선 길 가운데서도, 내가 갈 방향은 단 한군데, 재미있게도 달리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조금 돌아가는 길은 있을 수 있어도 결국 모든 길은 이어지고 모아져서 단 한 곳으로 가게 되어있다. 그 언젠가의 여름날 맹세와 다짐처럼, 꿈은 크게, 이상은 높게, 우정은 깊으며 또한 나와 함께 열정을 나누는 이들의 잔은 평등하게 건배에 담겼던 추억거리처럼 나는 또 떠난다.
지난 3번간의 전국/일본 일주와 다른 점은, 이번엔 하절기가 아니라 춘계에 떠난다는 것이고 짐의 무게가 더 늘어났다는 점, 그리고 이번에는 전처럼 단순한 여행의 의미를 벗어나 아주 살기 위해 가는 것이라는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아마 내일 내지, 늦어도 모레에는 출발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일단 이번주간은 한국을 돌아보다 다음주부터는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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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체결할 때마다 느끼는 거기는 한데. 생각보다 무겁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그래도 한 손 어깨로 짊어질 정도의 무게는 되었는데, 이제 엘레우케와 앰프까지 체결하고 나니까 상상을 초월하게 무겁다;; 사실 제대로 된 투어러는 모든 짐을 체결했을 때 60kg 내외지만 내 하운드의 경우 그나마 가벼운 편이라 짐 포함 중량이 30kg이 될까말까 한 정도인데 그래도 이걸 막상 어깨에 짊어지려면 무게 밸런스가 맞는것도 아니고 쏠리니까 더 힘겹게 느껴지는 것이다.
내가 자전거를 어깨에 짊어질 수 있는 무게정도로 조정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인데 물론 아직까지는 그런 심각한 일이 없었지만, 자전거를 짊어지고 턱이나 계단을 올라가거나 혹은 진흙탕을 건널 때에는 자전거를 짊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없었어도 연후에 그런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꼭 없는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때문에 난 지금 수 kg의 무게를 더 강요하는 엘레우케와 앰프를 지금 빼야 하나 아니면 이대로 강행해야 하나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내일까지 일단 좀 더 자전거를 굴리고 점검 받아보다가 도저히 아니되겠다 싶을 경우 어디쯤에선가 다시 반납하고 돌아갈지 모르겠다. 가급적이면 짊어지고 부산까지 닿고싶다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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