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신경쓰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 일단 난 일본에 살아. 그리고 내가 살고있는 카다이 수산학부만 해도 주변에 크고 작은 패밀리마트가 서너개가 있는데. 엊그제부턴가 간판 아래 현재 이벤트중인 현수막을 글쎄 충공깽이게도 하츠네 미쿠가 그려진 무언가로 달고 있었어. 나중에 웹에서 찾아봤는데... 생각해보니까 그래, 이 초록머리 아가씨 발매된지도 벌써 5주년이구나.
생각해보면 이런 덕스러운 소재도 돌이켜서 오래 된 것들이 참 많아. 가령 스즈미야 하루히 소설만 생각해도 벌써 나온 지 10년정도 흘렀고 하츠네 미쿠도 벌써 5년... 생각해보면 내가 대학교 들어갈 땐가 말았던 땐가 나왔던 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되니 감개가 무량하기 그지없다. 시간은 흘러 벌써 보컬로이드 3 엔진과 거기에 탑재된 음성DB들도 다양한 것으로 알지만 아직도 하츠네 미쿠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꽤나 역부족 아니던가.
....그런데 이런 행사를 콤비니같은 생활 밀착형 점포에서 할 수 있다는 것도 과연 일본이지 싶다.



점포 밖이랑 안쪽에도 하츠네 미쿠 포스터로 도배가 되어있는 것이 심상치 않다 싶더니만... 생각해보니까 패밀리마트 아르바이트 제복 입은 하츠네 미쿠 피규어도 낸다고 하는데 이런 걸 위해서였나. 뭐 야키소바같은 컵라면부터 시작해서 즉석식품까지 정말 별의 별 것이 죄다 캐릭터를 붙여놨더라. 신상품 노란딱지 붙인 걸 보면 거의 예외없이 미쿠나 린, 그리고 위의 소다맛 아이스의 카이토 같은 예처럼 미쿠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죄다 보컬로이드야...

이것도 나왔닼ㅋㅋㅋㅋㅋ 왜 그거 있잖아. 폽핍포 어쩌고 하는 그 노래에서 미쿠가 만들었던 정체불명의 야채주스. 자기가 억지로 정했으니 마시라고 우기는 야채주스, 가격은 200엔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의외로 자비심 넘치게도 158엔이었다... 이토엔 야채주스는 주로 토마토 주스에 한해서 나도 꽤나 자주 마시는 편인데 이게 글쎄 미쿠작품 정체불명의 야채주스로 나올 줄이얔ㅋㅋㅋ 심지어 폽핍포 PV 그림이랑 그림체도 비슷하다. 순전히 정신나간 전파계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만들줄이야.




뭐 그 외에도 온통 이런 입간판이나 포스터로 점내가 도배되어있었는데 그 숱한 이벤트나 광고의 내용은 그렇다 치고 진짜 컬쳐쇼크를 받을 정도로 신기한 기분뿐이었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는 이런 소재를 알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타쿠라고 놀림받거나 히죽히죽 웃음을 사는데 여기는 아예 편의점에서 이렇게 대놓고 광고를 하는 것이 가능하구나... 진짜 명불허전 일본이라고 생각했다. 괜히 오타쿠를 일본어로 오타쿠라고 하는게 아니다 싶기도 했어.
아 맞다, 위에 나온 야키토리 햄버거같은거 꽤 먹을만하더라. 존나 비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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